동부대우전자 경영권 지분 100%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잠재 인수후보군으로SK네트웍스와쿠쿠전자가 거론된다.
당초 동부대우전자 지분 투자를 고심했던 중국 가전제조사 오크마는 지난달 31일 협상 시한까지 자금을 대지 못하면서 사실상 거래에서 배제됐다.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이유로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투자의사 철회로 보인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지분 45.8%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 주주단은 이달 들어 동부그룹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54.2%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100%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13년 동부그룹이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할 당시의 계약에 따른 조치다.
NH투자증권이 매각주관사로 선정돼 동부대우전자 실사를 진행하면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잠재 인수후보군과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 인수후보군에선 SK네트웍스가 첫 손에 꼽힌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동양매직을 인수해 가전 렌탈업에 뛰어든 이후 소형 가전업 확대와 개발도상국 수출, 품질 강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최근 LPG(액화석유가스) 사업을 계열사에 넘기면서 4000억원 이상의 현금도 확보한 상태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도 M&A(인수·합병)를 통한 사업 다각화와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해 4월 경영일선에 복귀하기 전 SK네트웍스는 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관련 사업 확대를 검토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이 렌탈 서비스 사업 확대를 실무진에 주문하면서 렌터카와 가전사업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쿠전자도 동부대우전자의 브랜드를 탐내는 후보로 거론된다. 프리미엄 전기밥솥 메이커로 성장한 이 회사는 중동이나 중남미에서 유명한 옛 대우전자의 브랜드를 발판으로 판로 글로벌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
동부그룹 입장에선 최근 2~3년 동안 이어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동부제철·동부건설 등 비금융 주력 계열사를 줄줄이 매각한 상황에서 제조계열사의 마지막 보루나 다름없는 동부대우전자마저 놓칠 경우 타격이 적잖다.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경영권 매각을 일정대로 추진하되 동부그룹이 새 투자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2~3개월이 동부그룹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오크마와 진행 중인 협상은 지분 투자 이외에도 사업적 협력에 관한 사항이 다수 포함돼 있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다 보니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