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시험 가동 중인 '충칭 5공장' 가동에 '빨간 불'이 켜졌다.현대차중국법인 베이징현대가 충칭공장의 주 건설업체인 '충칭건공그룹(重慶建工集團·이하 건공그룹)'에 대해 대금 지급 시기를 미루자, 하청업체로 연쇄 반응이 나타난 탓이다. 하청업체들은 전기를 끄는 등 충칭공장 시험 가동을 방해하는 행동 등으로 나머지 대금을 받으려 하고 있다.
30일 충칭 현지에 따르면, 건공그룹의 1·2·3차 하청업체들은 공사대금의 40~50%를 받지 못했다. 이에 하청업체 근로자들 임금이 체불되자 근로자들은 전기를 끄는 등 '공장 가동 훼방' 행위로 밀린 임금을 받으려 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계약금 외에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 변경하는 부분이 많아져 전체 공사금액이 올라간다. 총 공사 금액 가운데 50%를 못받았다"며 "원래 공사를 하면 20% 정도를 남기는데 지금은 업체들이 다 마이너스(-)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이징현대가 건공그룹에 대금 지급을 미루니 연쇄적으로 하도급 업체에 피해가 갔다"며 "화가 난 노동자들이 공장 시험 가동을 못하도록 전기를 껐다가 추석 전에 밀린 대금을 다 지급한다고 하니 다시 연결하는 등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금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자금줄을 현대차가 아니라 베이징현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북경기차공업투자유한공사)가 5대5로 합작한 법인이며, 자금 관리를 베이징자동차가 맡고 있다. 베이징자동차는 자동차 판매 저조, 실적 악화를 이유로 자금 지급을 원활히 하지 않고 있으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는 충칭공장에 총 10억달러(약 1조1220억원)를 투자했다.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라인, 엔진공장을 갖춘 종합공장이다. 완공은 됐으나 공식 가동 시기는 지난 8월말에서 9월말로 미뤄진 상태이며, 소형차 시험 생산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측은 "베이징현대는 충칭건공그룹에 정해진 시기에 따라 대금 지급을 해나가고 있다"며 "계약비의 90%까지 지급을 한 상태이며, 나머지 10%는 공사 도중 증가 혹은 감소한 부분에 대해 한꺼번에 계산을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현대차와 중국에 동반 진출한 한국 145개 차 부품업체는 물론 현지 자동차 강판 공급업체들마저 베이징현대로부터 밀린 대금을 일부 못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관계자는 "베이징자동차 등 베이징현대의 파트너와 주주 일부가 지분을 빼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주부터 대금 지급 연기를 이유로 부품 공급을 거부했던 현지 협력업체 베이징잉루이제가 30일 협의 끝에 부품을 다시 납품하면서 베이징현대 4개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금 지급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소통을 통해 우선 공장부터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 계속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