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카허 카젬 신임 사장 및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1일 취임 일성으로 "새 업무를 시작함과 동시에 우선 회사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고, 우리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단 회사 안팎에서 일고 있는 한국 시장 철수 우려에 일단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악화되는 적자, 지속가능성 심각하게 위협" 재무개선 의지=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카젬 사장은 지난 1일 공식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철수설을 의식한 듯 '지속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수차례 했으며, 이를 위한 강력한 내부 혁신·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3년간 한국GM의 누적 적자가 2조원에 달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재무 구조를 개선해 외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젬 사장은 먼저 "한국GM은 3년 연속 큰 폭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며 "악화되고 있는 재무 상황이 우리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변화해야 한다"며 "그게 저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의 훌륭한 능력과 한국GM만의 강점, 그리고 고객을 우리 모든 활동의 중심에 계속 둔다면 우리 모두 한팀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도전 과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카젬 사장은 공식 취임 전 디자인센터와 생산라인·청라주행성능시험장 등을 돌아봤으며, 오는 5일 전 임직원들과 경영현황 설명회를 가질 예정으로 임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직전 부임지인 GM 인도법인에서 수장으로 지난 5월까지 인도 현지 내수 시장 철수와 일부 수출용 공장을 제외한 인도 생산기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한국에서도 다시 '메스'를 잡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노조는 새 사장 취임하자마자 5일 부분파업 돌입=철수설은 예전에도 나오긴 했지만 오는 10월 16일 GM 본사의 한국GM 보유 지분 매각 제한 해제 시점이 다가오면서 더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분 17.2%를 보유한 KDB산업은행까지 공식 보고서를 통해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기까지 했다.
한국GM 측은 "한국이 글로벌 GM 연구개발 거점으로 위상이 강화됐고 최근 계속된 글로벌 사업구조 재편에도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100만대 수출과 1만 6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임직원), 매년 1조원 투자 등 한국 사회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며 부인해왔다.
그러나 일단 카젬 사장이 '지속 가능성'을 역설했음에도, 앞으로 경영 환경 변수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달리질지는 예단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그동안 미국 GM 본사에서는 경직된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를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해왔다.
올해도 한국GM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으며, 지난 7월 21일 교섭이 결렬된 이후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카젬 사장이 취임 전 미리 노조를 찾아 덕담을 나누기도 했지만, 노조는 취임 직후인 오는 5일 사실상 올해 첫 파업(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키로 했다.
이밖에 한국GM은 앞서 2014년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키로 하면서 3년간 인건비 부담이 5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는데, "소급분을 적용해 달라"는 노조원 제기 소송도 12건 법원에 계류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위기 상황일 수록 노사 상호 간에 양보와 협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