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4월 32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며 전 세계 수주 1위에 올랐다. 특히 1분기 기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선 글로벌 발주물량 16척 중 15척을 따내며 한국 조선산업 회복 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하지만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은 여전히 한국 조선산업 부활의 걸림돌이다.
중국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전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달렸다.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한국이 중국을 앞선 시기는 있었지만 결국 연간기준 2위로 주저앉았다.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신규수주의 45% 이상을 빨아들였다.
무엇보다 향후 2~3년간 조선소의 실적을 담보할 수주잔량에서 중국은 압도적이다. 올해 4월 기준 중국의 수주잔량은 2857만CGT로 한국(1688만CGT)보다 70% 가량 많다. 충분한 일감을 바탕으로 돈을 벌어들여 글로벌 수주전의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신규수주와 수주잔고의 선순환 고리를 바탕으로 중국이 약진한 배경은 값싼 노동력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동종 선박일 경우, 중국의 선박 건조 가격경쟁력은 한국보다 10% 정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주요 원재료인 후판 가격 압박에도 직면한 한국에 이 정도 격차는 버겁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중국은 조선산업을 끌고 갈 내수시장에서도 한국을 압도한다. 중국 조선업의 내수 비중은 2016년 기준 27%로 한국의 약 3배다. 자국 선사들이 자국 조선소에 발주를 그만큼 많이 하는 셈이다. 중국의 지난해 자국 발주 비중은 30.1%로 한국보다 11%p 높았다.
가격경쟁력과 내수시장규모는 이제 한국 조선산업이 자력으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직 비교우위에 있는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의 질을 올리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2020년부터 선박 운항 중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줄이도록 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는 한국이 중국을 극복할 기회다. 황산화물 배출 저감장치나 LNG 연료방식 선박 관련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수준이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북경지원장은 "향후 4년 이내에 한국의 주력선종인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라며 "선박 스마트화 및 친환경화 등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수주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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