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로 등록된 6개사가 경쟁적으로 비행기를 도입하고 있고 신규 LCC 설립 위해 많은 업체들이 기다리고 있다. 5년·10년 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2017년 6월 정홍근티웨이항공대표는 중·장기 비전 선포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기우는 불과 2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LCC 업계 전체의 우려로 현실화됐다.
우선 신규 LCC 3곳이 올 3월 항공 면허를 취득하면서 LCC 사업자는 기존 6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 지난 4~5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던 국내 6개 LCC는 올해 2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 보이콧이 7월 중순 이후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수기인 3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어닝쇼크' LCC..2분기 줄줄이 적자=6개 LCC의 경우 올 2분기(4~6월)에 모두 적자를 냈다. 업계 맏형이자 국내 항공업계 3위인제주항공이 274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이다. "적자 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도 제주항공의 2분기 영업 손실을 68억원으로 예상했다.
업계 2위인진에어도 2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노선 취항과 신규 항공기 등록 등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1년째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각각 258억원, 219억원의 적자를 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 에어서울도 모두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LCC 업계는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항공기는 늘었는데 탑승객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39대였던 항공기를 올 2분기 말까지 44대로 늘렸다. 하지만 수요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 1분기 90.4%였던 탑승률이 2분기 85.4%로 급락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유와 비행기 임대(리스) 비용 역시 대폭 늘었다.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하고 대외변수 악화가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규 노선 공급이 늘었지만 탑승률 부진으로 국제·국내선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日불매운동 본격화 하반기 더 '심각'…日·中 하늘길도 막혀=문제는 LCC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 경제 갈등으로 인한 일본 여행 불매운동 장기화는 하반기 업황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LCC 국제선 노선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에 달한다. 하지만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1년 전보다 7.6%나 감소한 56만1700명에 그쳤다. 한국인의 감소폭은 전체 국가 중 가장 크다.
일본 대체 취항지인 중국 운항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항공당국은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지난달 갑작스럽게 통보했다. 원화 값 약세로 인해 내국인의 해외여행 부담마저 늘었다.
LCC 업계 고위관계자는 "일본·중국 노선 타격에 고환율 등 거시환경까지 나빠지며 3분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업계 상황이 '첩첩산중'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