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인니 공장 신설 조직 'HMMI' 출범…동남아 진출 공식화

장시복 기자, 김남이 기자
2019.09.25 16:11

정의선 "日메이커만 있는 독특한 시장, 전략 잘짜면 승산"…빠르면 연내 착공 가능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과 7월 25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면담하고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HMMI'(Hyundai Motor Manufacturing Indonesia) 신설 추진 조직을 본격 출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아권 첫 현지 생산 사업 개시를 공식화한 셈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아태권역본부 산하에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추진을 위한 담당 조직 HMMI를 신설했다. 그동안 고심해 온 아세안 현지 생산기지 건설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HMMA(미국공장), HMI(인도공장), HMMC(체코공장), HMMR(러시아공장), HMB(브라질공장) 등이 현대차의 주요 해외 공장 명인데, HMMI도 인도네시아 신규 생산법인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 건설을 타진해왔는데 일명 'i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의 델타마스 공단에서 연내 착공, 우선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생산 채비에 나설 것이란 현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공장 설립을 위한 현대차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국내 일부 부품사에도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 관련 문의했고, 정부에 한국-인도네시아간 부품 무관세화 협의를 요청키도 했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각각 승용차·상용차 조립합작법인(CKD)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설립하면 동남아에 설립하는 첫 완성차 생산 기지가 된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115만대가 팔리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올해는 1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에 생산기지가 설립되면 해당 공장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호주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성장 시장인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에서의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건은 일본 자동차 제조사와의 경쟁이다. 동남아는 전통적으로 일본차가 강세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토요타·다이하츠·혼다 등 상위 3개 브랜드의 점유율이 62%에 달한다.

최근 정 수석부회장은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도 "동남아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우리가 시장에 잘 안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성공일 것"이라며 "일본 메이커만 있는 독특한 시장이지만, 전략을 잘 짜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전기차라는 '틈새시장'을 파고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현대차를 포함한 자동차업계에 전기차 생산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생산 공장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지난 7월 자카르타를 방문한 정 수석부회장에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들도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을 펼치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공장을 설립할 경우 생산량의 절반은 아세안이나 호주로 수출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은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도 부합한다. 정부는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양국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새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급성장하고 있는 아세안이 그 역할을 일부 대체·보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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