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취저 요리' 추천해주는 냉장고…LG 다음 목표는

라스베이거스(미국)=심재현 기자
2020.01.07 01:00

[CES 2020 D-1]단순 음성인식서 개인맞춤형 서비스로 진화…LG 'AI 로드맵' 차별화로 주도권 의지

LG전자가 6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로드맵을 새로 제시하며 차별화된 가전 신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글로벌기업들의 인공지능 전장이 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다.

LG전자는 올해 CES를 집어삼킨 인공지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전날 LG전자와 인공지능 개발 업무협약을 맺은 캐나다 엘레멘트AI의 장 프랑스와 가녜 CEO(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발표"라고 평가했다.

"의미있는 기술 위한 항해지도 제시"

CES 공식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박일평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LG전자의 인공지능 로드맵을 4단계로 요약했다. 효율화 단계에서 시작해 개인화와 추론을 거쳐 탐구 단계로 간다는 계획이다.

첫 단계인 효율화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지정된 명령이나 조건에 따라 제품을 동작시킨다. 2년 전 인공지능이 음성인식 AI 스피커의 형태로 출시됐을 당시가 2단계다. 여전히 대다수의 인공지능 가전은 이 수준에 머문다.

이를테면 음성으로 에어컨을 켜거나 에어컨이 스마트 감지 센서를 이용해 냉기를 사람 쪽으로 보내는 기술이다. 인공지능 가전이 사투리를 얼마나 잘 알아듣느냐를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때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효율화 단계를 넘어선 인공지능은 누적된 행동을 분석해 패턴을 찾고 여러 사람이 사용하더라도 각자 성향에 맞춰 누구인지를 구분하게 된다. 상용화된 범용 인공지능 가전시장에서 선두권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이 단계에 도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냉장고는 사람에 따라 어떤 음식을 즐겼는지를 구분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식단을 추천한다. 효율화 단계의 인공지능 냉장고가 "매운 음식 레시피를 추천해달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기존 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인 레시피를 제안하던 것과 차이가 크다.

3번째 단계인 추론 단계에 도달한 인공지능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쌓인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새로운 상황에서도 적절한 제안을 내놓게 된다. 보일러를 켜고 두꺼운 옷을 꺼내 입으면 춥기 때문이라는 것을 학습해 나중에 기온이 떨어진다는 일기예보가 나올 때 미리 난방을 준비하고 두꺼운 옷을 입도록 제안하는 식이다.

마지막 단계의 인공지능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더 나은 해법을 제안한다. 영화 속에서 마치 사람처럼 상황을 예측해 돕는 개인비서형 인공지능 로봇이나 완전자율주행차, 교통체증 없는 도시교통시스템 등이 이런 단계의 인공지능이다.

3월부터 AI 맞춤형 A/S 시작…시장 주도권 의지
LG전자 모델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CES 2020'에서 LG전자의 로봇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체계화된 인공지능 로드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급급했다. 이런 전략 변화는 업계의 인공지능 관련 업체와 자유롭게 협업해 보다 공격적으로 인공지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 4단계 로드맵과 함께 LG전자의 차별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를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을 더 빠르고 더 의미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업 전반에서 명확하고 체계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엘레멘트AI와의 협업처럼 개방형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과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CES 현장에서 '어디서든 내 집처럼'을 주제로 한 인공지능 플랫폼 'LG 씽큐 존'도 사전 공개했다. 사용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전자의 2단계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된 전시공간이다.

레스토랑에서 로봇이 접객, 주문, 음식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집이나 차량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TV,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음성 명령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인공지능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를 탑재한 트윈워시 신제품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2만여개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이 옷의 재질을 판단해 최적의 세탁법을 선택한다.

LG전자가 올 3월부터 북미시장에서 본격 시작할 '프로액티브 서비스'도 로드맵 두번째 단계의 기술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이 서비스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품 사용패턴을 학습하고 제품의 상태와 관리방법을 LG 씽큐 앱이나 문자 등으로 알려준다.

박 사장은 "올바른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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