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성장의 최전선에 선 산업계는 이미 출격 준비를 끝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는 글로벌 판매 1위를 다투며LG화학과삼성SDI,SK이노베이션등 한국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세계 점유율도 1위다.한화의 고효율 태양광 셀·모듈 판매 역시 1위이며 한화와두산, 정부가 힘을 모아 세운 부생수소 발전소는 세계 최초다.
그린뉴딜의 핵심 산업인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와 그린에너지 각 영역에서 이미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 이제 정책 지원에 올라타 고속 성장 기어를 넣게 되면 산업화 시대 이후 '패스트팔로어'(추격자)였던 한국의 성장 공식이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도약할 전기를 맞게 된다.
'넥쏘'를 앞세운 현대차는 지난해(1~10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의 60%를 빨아들이며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넥쏘가 토요타 수소전기차보다 신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판매 역시 넥쏘의 세계 1위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넥쏘의 형님모델 격인 '투싼iX FCEV'(이하 투싼)까지 합하면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후 누적 판매량은 지난 6월 1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최전선에 있는 수소전기차 영역에서 글로벌 수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시작이 빨랐던 덕이다. 1998년 신설된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이 시작점이었다. 2013년 투싼을 내세워 세계 최초 양산체제를 갖췄고 2018년에는 1회 충전으로 투싼의 약 1.5배 거리인 609km 주행이 가능한 넥쏘를 내놓을 수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는 K-배터리 3사가 세계시장을 주도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G화학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4.6%로 1위다. 삼성SDI(4위)와 SK이노베이션(6위)까지 합하면 3사 점유율은 34.5%. 글로벌 10위권 전기차 배터리 기업 국가별 기준으로도 중국(32.9%)과 일본(26.4%)을 제치고 1위다.
K-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영역에서도 한국은 강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르노·닛산, 폭스바겐그룹, BYD와 함께 글로벌 5강을 형성한다. 현대차는 최근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출범하고 전기차 시장 장악도 노린다.
한화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주도한다. 고효율 태양광 셀·모듈 글로벌 누적 판매 1위다. 특히 핵심 시장인 미국과 독일에서는 점유율 1위다. 여기에 더해 한화는 태양광 발전소 개발과 건설, 운영까지 아우르는 '다운스트림'(소비자에게 에너지를 최종 공급하는 단계) 사업도 겨냥한다. 향후 이같은 '토탈솔루션' 사업은 유럽, 북미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한화 역시 시작이 빨랐다.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태양광 사업에 손을 댄게 2010년이다. 이후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를 아우르는 한화솔루션을 출범하는 등 10년간 글로벌 태양광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한국은 수소발전에서도 글로벌 선두주자다. 충남 서산에 건설한 발전소는 세계 첫 부생수소 발전소다.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구조로 온실가스를 단 1g도 배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에너지원인 수소가 석유화학 공정 부산물이어서 시작부터 끝까지 '청정 발전'을 구현했다. 정부와 한화, 두산이 힘을 모아 내놓은 결과물이다.
각 영역에서 준비된 산업의 힘은 이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타고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게 된다. 정부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와 그린에너지에 2025년까지 각각 20조3000억원(국비 13조1000억원), 11조3000억원(국비 9조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성장 공식이 퍼스트무버로 돌아선 초입에 선 것으로 한국 산업계는 과거 패스트팔로워 시절의 성공 경험도 있다"며 "초입 단계의 퍼스트무버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실패를 용인하는 공감대도 형성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