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업 제품은 안산다"…'ESG 경영'에 기름 붓는 가심비족

한지연 기자
2022.04.19 05:55
4월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청년SW아카데미' 서울 캠퍼스에서 SSAFY 6기 교육생이 SW 개발 프로젝트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바람이 기업 전반에 불어닥치면서 전자업계도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을 구매할 때 품질과 가격뿐만 아니라 ESG 여부를 선택 조건으로 삼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ESG 경영은 기업들에게 살아남기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 업계가 ESG 경영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불우이웃을 돕는 등의 일시적 후원 개념의 기존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와의 교류 등 지속가능한 상생 협력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청년SW(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사피) 8기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사피는 삼성전자가 2018년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5기 기준 취업률 84%로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 측은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이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지난해 2월부터 지역사회 발전 등 상생협력을 위한 농어촌마을과의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이날 강원 양양군에 있는 마을과 결연을 추가하면서 현재까지 총 11개 마을과 협약을 체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ESG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LG전자를 알리고 고객과의 소통 역시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18일 강원 양양군(강현면 강선리)에 있는 마을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에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을 기증했다. 왼쪽부터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윤대식 전무, 황돈걸 강선리 마을대표./사진제공=LG전자

반도체와 전자업의 경우 특히 친환경 경영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탓에 'E'(환경) 분야에선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에서 TV, 냉장고 등에 친환경 제품을 내놓는 것에서 나아가 2020년부터 미국과 중국, 유럽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도 2017년부터 총 8000억원을 투입해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 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파크로 만들었다. 공정 디지털화로 에너지 효율과 탄소 중립,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꾀했다.

기업들의 ESG경영이 곧 명성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수익성으로도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가 2020년 전세계 최고경영진과 투자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7%가 "ESG 활동이 재무적 성과와 기업가치를 증진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였다. 또 응답자 83%가 5년 후엔 ESG 활동의 긍정적 효과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초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64.5%가 "ESG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의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더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가성비보다는 심리적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가심비를 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셈이다.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ESG의 부상,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고객의 ESG 요구 증대로 ESG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국내 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를 고려 중이다. 신용평가사들도 기업의 ESG 평가를 시작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ESG 공시를 단순 규제나 부담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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