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베트남 뿐 아니라 한국과 북미·유럽에 가는 전선까지 모두 만들어집니다."
지난달 28일 호치민시에서 1시간여를 내달려 도착한 베트남 동나이 2공단에 위치한 LS전선아시아 LSCV 공장. LS전선아시아의 동남아 핵심 생산기지 중 하나인 이곳에서는 전력선과 UTP, 광케이블, 부스덕트 등 다양한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공장은 베트남 현지 점유율 1위 업체이자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 아세안 국가들에게 전선을 공급하는 주요 거점 역할을 한다. 지난해 65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올해는 1000만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5만평 규모의 현지 공장에는 주재원 6명을 포함해 4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면서 밤낮없이 전선 생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날 머니투데이가 찾은 현장에서도 공장장들이 땀방울이 맺힌 옷을 입고 생산라인 곳곳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한겨울에도 섭씨 20도를 웃도는 무덥고 습한 날씨로 공장 내부는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지만, 최근 주문 물량이 급증하면서 공장은 더 바빠졌다.
이곳 공장의 대표 상품은 각각 매출에서 40% 비중을 차지하는 UTP 케이블(랜선)과 LV(저전압),MV(중전압) 케이블이다. 특히 UTP 케이블은 지난해 풀 케파(생산)로 각각 1달에 1000만달러(한화 약 144억원)어치 제품을 생산했다. LS전선아시아만의 기술로 글로벌 규격을 만족하면서도 낮은 생산 원가와 슬림한 형태, 건물 내부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을 모두 갖췄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LS전선의 핵심 계열사인 LS전선아시아가 지난해 매출액 7435억원, 당기순이익 158억원과 수주잔고 1798억원으로 역대 최대 성적을 쓴 것이다. 1996년 LS전선의 전신인 LS-VINA가 베트남에 첫 진출했을 당시 거뒀던 매출(19억원)보다 350배 이상 늘어난 성과다. 올 상반기에도 누적 매출 4299억 원, 영입이익 156억원을 거두면서 올해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LS전선아시아는 2006년 북쪽 하이퐁의 LS-VINA와 남쪽 호치민의 LSCV 2개 생산법인으로 나눠진 이후 연달아 기록을 경신해왔다. 전력 사업을 맡고 있는 LS-VINA는 베트남 전력선 시장의 22%를 점유하고 있는 현지 1위 기업이며, 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LSCV는 고부가 제품인 통신케이블의 생산 물량 90%를 북미에 수출하고 있다. 1분기 말에만 2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를 달성한 LS전선의 든든한 받침목이다.
2018년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산 전선업체를 쓸 수 없게 된 미국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도 LS전선아시아다. UTP 케이블 생산시설로는 전세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가성비와 우수한 품질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통신 서비스 투자가 급증하자 반사이익을 봤지만, 모두 평상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덕분이다.
LSCV의 주력 상품인 UTP 케이블은 절연-배연-자켓-단선-포장의 총 5개 공정을 거쳐 생산되며,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사용 용도에 맞게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친다.
이곳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부스덕트는 전체 매출의 20%정도지만, 기존 전선에 비해 차지하는 면적이 좁고 이익률이 높아 장기적인 케이블의 대체재로 꼽힌다. 전선 대신 철제 빔 형태로 되어 있으며, 일일이 손으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기계 대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곳 공장에서도 현지 직원들이 부스덕트 조립을 위해 손을 재게 놀리고 있었다.
LSCV는 현지인 직원들과의 '케미'(관계) 확보에도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이곳이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3개월간 외부 출입이 금지됐을 때에도 LSCV는 공장 시설을 개조해 샤워 시설과 세탁·건조 시설을 꾸리는 등 사원 복지에 힘썼다. 직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매일 위로금을 지급했으며, 식사를 담당하는 업체도 현지 업체에서 한국 업체인 아워홈으로 바꿨다.
2018년부터 이곳에서 근무한 A씨(40)는 "다른 공장에 비해 급여도 높은 수준인데다 한국인 직원과 현지 직원의 관계도 매우 좋다"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시기에도 회사가 여러 복지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에 직원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LSCV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 라인업과 주재원·현지인 간의 '케미'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현지 통신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SCV 관계자는 "LSCV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라며 "한국의 최고 수준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이곳에도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