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1:1 전환…예상치 웃돈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안, 남은 과제는

임찬영 기자
2025.09.30 16:26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사진=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마일리지 통합안을 내놓은 것은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을 줄이고 통합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한차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보완 요청을 받았던 만큼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공정위가 30일 해당 통합안을 공개하고 다음달 13일까지 국민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적절한 수준이라고 잠정 판단해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합리적인 의견이 있다면 이를 반영해 통합방안을 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합안의 핵심은 아시아나항공 회원들이 보유한 마일리지를 기존 최대 유효기간인 10년까지 별도로 유지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10년인 점을 고려하면 합병 과정에서 마일리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소비자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마일리지의 전환비율에만 집중하던 업계와 시장 예측과 달리 아시아나 마일리지 형태 10년 유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함께 제시한 점이 색다르다"며 "일률적인 마일리지 전환이 아닌 개인별 상황에 맞게 선택권을 부여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환 비율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대한항공은 탑승 마일의 경우 1대1, 제휴 마일은 1대 0.82 비율로 전환하기로 했다. 제휴사 마일리지의 경우 90% 이상이 카드 사용을 통해 쌓인다.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1대 0.7 수준이 합리적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대한항공은 "소비자 효익 제고를 위해 소비자와 언론이 생각하는 가치 차이나 실제 용역 분석을 통해 도출된 적립 비용 차이를 상회하는 비율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우수회원 제도 조정 역시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5단계를 대한항공 3단계에 단순 합치기보다 '모닝캄 셀렉트'라는 신규 등급을 만들어 간극을 메우면서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했다.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플러스(자격기간 24개월) 회원들이 모닝캄 셀렉트에 해당한다. B 항공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몰 내 상품의 다양성과 가격의 합리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지 않은 아시아나 고객들의 잔여 마일리지 사용 편의 역시 10년간 안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에 따른 항공사 간 마일리지 부채를 어떻게 관리할지는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2조7681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 미사용 마일리지 9523억원까지 합하면 총 3조7025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소비자 선택에 따라 별도 관리가 유지돼 단기적 채무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건전성 관리가 불가피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민 의견 수렴과 공정위 심의 절차가 아직 남아있지만 마일리지 통합까지 9분 능선은 넘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항공이 업계 예상보다 더 많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떠안게 된 만큼 향후 이를 재무적으로 어떻게 잘 관리할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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