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을 부른 '1996년 이건희 회장의 편지'…꿈은 현실이 됐다

김남이 기자
2025.10.31 05:14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엔비디아 행사에 함께 올라…젠슨 황 "한국은 엔비디아의 심장부에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의 인연을 회상하며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황 CEO와 함께 '치맥(치킨+맥주) 회동' 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지난 30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1996년 한국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며 "그때는 이메일이 아니라 진짜 우편으로 편지가 오가던 시절"이라며 이건희 회장에게 받은 편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받은 한국발 편지였고, 아주 아름답게 쓰여 있었다"며 "그때는 그 편지를 쓴 사람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황 CEO는 "편지에 그 사람은 '비전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며 "그 비전은 세 가지로, 첫째는 '모든 한국인을 초고속 인터넷(broadband internet)으로 연결하고 싶다', 둘째는 '한국의 기술 성장을 이끌 응용 분야(application)가 비디오 게임이라고 믿는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놀라웠다"며 "셋째로 그는 제게 '세계 최초의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고 썼다"고 했다. 이어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이 회장의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옆에서 황 CEO의 이야기를 듣던 이 회장은 "우리 아버님, 이건희 회장님이 보내신 편지였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그 편지 때문에 제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며 "그 편지에 담긴 비전은 모두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엔비디아의 심장부에 있고, 여러분은 엔비디아의 '시작(origins)'에 자리하고 있다"며 "여러분 덕분에 엔비디아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내일(31일) 발표한 내용에는 제 친구들이 함께하며 한국의 미래를 위한 놀라운 일들을 함께할 것"이라며 "힌트를 드리자면 그 소식은 인공지능(AI), 그리고 로보틱스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깜짝 게스트' 이재용 "아이폰이 왜 이렇게 많아요?"…정의선 "생긴 건 들어 보여도 두 분이 형님" 농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포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스1

이날 황 CEO와 함께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치맥 회동'을 했던 이 회장과 정 회장도 무대에 등장했다. 당초 황 CEO의 단독 무대로 기획된 행사였으나 두 회장이 황 CEO의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베스트 프렌드'라며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이 회장은 자신을 촬영하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포스 25주년 성공 행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GDDR(그래픽용 D램)을 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고 황 CEO와 저의 우정도 시작됐다"며 "그 사이 업엔다운(up&down)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같이 일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황 CEO를 보며 "정말 인간적이고 매력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 정이 많은 친구"라고 했다.

정 회장은 "생긴 건 (나이) 들어 보여도 두 분 다 형님"이라고 웃으며 운을 뗐다. 정 회장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계속해 왔고, 제 아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게임을 너무 좋아해 옆에서 같이 했다"며 "물론 엔비디아 칩이 안에 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저는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은데, 미래는 엔비디아 칩이 차량으로, 로보틱스로 들어와서 더 많이 저희가 협력할 것 같다"며 앞으로는 차량에서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게 저는 꼭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15년 만에 방한한 황 CEO는 우리 주요 기업 총수들과 이틀 연속 회동한다. 이날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과 치맥 만찬을 하고 이어 31일에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회장, 그리고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 등과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포웅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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