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소 생태계 조성 방안을 연내에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원전을 통한 핑크수소,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를 중심으로 지원책을 만드는 방향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은 5일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주최한 '수소경제 재도약을 위한 R&D·정책 방향' 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의 수소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얘길 많이 하시는데, 시장에 혼란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수소 선도 국가로의 비전과 전략을 정부가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수소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전을 통한 핑크수소 전략을 갖고 가야할 것"이라며 "핑크수소와 그린수소의 실증을 거쳐서 국내에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MR(소형모듈원자로)로도 수소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런 실증을 대대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핑크수소는 원전, 그린수소는 신재생 에너지 기반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궁극의 탄소제로 에너지'인 그린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때까진 이미 깔려있는 원자력 발전 인프라를 활용해 청정수소를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로 풀이된다. 수소는 그 자체로 열공정·모빌리티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무탄소 연료이면서, '에너지 캐리어'로 가치 또한 높기에 국가적 과제로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수소 지원책은 이르면 다음달 확인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윤도경 사무관은 "올 연말 정도면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그린수소와 핑크수소의 대규모 실증과 같이 업계에 길을 열어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갑작스럽게 취소된 청정수소발전입찰(CHPS)과 관련해선 "새정부의 석탄 발전 폐지 정책과 맞춰서 재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석탄+암모니아 혼소'를 제외한 방식이 유력한 셈이다.
기업들은 수소 시장 활성화를 위한 건의를 내놨다. 조명종 포스코 미래철강연구소 소장은 회사의 수소환원제철(HyREX) 비전을 소개하면서도 "열연코일을 만들 때 톤당 수소가격만 100만원이 들어가고, 이렇게 하면 열연 가격이 톤당 150만원을 넘게 된다"며 "현재 톤당 75만원인 열연 가격이 두 배가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가격으로 제품을 과연 팔 수 있을 것인가가 현재 가장 이슈"라며 "수소 가격이 철강 제품 경쟁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힘을 줬다.
심영선 SK가스 실장은 천연가스를 원료로 메탄 열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청록수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심 실장은 "청록수소는 고체탄소를 부산물로 배출하는 기술이어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고체탄소 판매를 통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청록수소의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CHPS 진입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