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 12%대 달성을 노린다. 관세 리스크가 해소된 가운데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탑재한 인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신차 출격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는 14만6137대로 점유율 11.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종료로 전기차 판매가 61.6% 급감했으나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이를 만회하면서 친환경차 비중 확대 속도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인기 차종인 준대형 차급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기아는 미국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의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을 내년 1분기에 출시하고 텔루라이드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도 지난달 고객 인도를 시작해 올 4분기 판매량을 점차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에서 투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급 이하 차급에서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으나 라인업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미국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대형차를 선호하는 곳인데다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든 만큼 하이브리드차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진율이 높은 하이브리드 신차 투입과 이를 통한 판매증가는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가격은 내연기관차 대비 약 15% 정도 높게 형성되지만 하이브리드차 대다수 부품이 내연기관차와 동일하기 때문에 원가 차이는 판가 차이보다 적어 수익성이 향상된다.
미국 신규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 인기 모델의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내연기관차 투입 계획 없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위주로 계획 중이다. 자동화율이 높아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에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기대된다. 2027년부터 설계 캐파(생산능력) 50만대까지 확장하고 2027~2028년에는 30만대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관세 리스크도 해소된 상황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대미 수출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축소되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조원, 1조5000억원 규모의 관세 비용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고수익 하이브리드 신차 투입을 통해 전기차 판매 감소분을 효과적으로 상쇄해 수익성을 지키고 있다"며 "메타플랜트의 효율적인 생산 계획까지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