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찾고, 지분율 낮추고…中 '자원 무기화'에 맞서는 '탈중국'

김지현, 최경민, 김도균 기자
2025.11.12 15:51

[MT리포트-탈중국 배터리 소재] ③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들

[편집자주]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확보. 그 자체가 '자원 안보'를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미국 등이 보장하는 거액의 보조금을 확보하는 길이다. 기업들은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그 길을 향해 과감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 탈중국 전략/그래픽=김지영

2023년 중국이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긴장했다.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흑연을 중국에서 조달받지 못할 경우 배터리 밸류체인이 '올 스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 천연 및 인조흑연 전체 수입 중 94%가 중국산이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는 여전하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갈륨과 흑연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희토류·비스무트·인듐 등 전략광물에 대한 수출 규제 시도는 반복되고 있다. 연간 수 조원 단위로 커지고 있는 미국 AMPC(생산세액공제) 등 보조금 방어를 위해서도 탈중국이 필요하지만, '자원 안보' 차원에서도 공급망 다변화가 필수적인 셈이다.

기업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2일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미네랄 리소스가 신규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의 지분 30% 인수를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약 1조1000억원 규모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연 27만톤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전기차 약 86만대 분량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5일 포스코홀딩스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 LIS의 아르헨티나 법인 지분 100% 인수를 결정하고 우량 염수 리튬 확보에도 나섰다.

이렇게 확보한 비(非) 중국 리튬은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의 '탈중국 양극재' 생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원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에서도 주요 탈중국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일본 배터리사,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연달아 대규모 음극재 계약을 성사시켰다.

호주 미네랄 리소스社가 보유·운영 중인 서호주 워지나(Wodgina) 리튬 광산/사진=포스코홀딩스

LG화학은 고려아연과의 합작을 통해 설립한 한국전구체(KPC)에서 국산 전구체를 조달 중이다. 2022년 2000억원을 투자해 설립된 KPC는 연간 2만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올해 초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중국 화유코발트가 참여한 구미 양극재 합작사의 지분 구조도 조정했다. 기존엔 LG화학 51%, 화유코발트 49%였지만, 일본 토요타통상이 화유코발트 지분 25%를 인수하며 중국 측 지분이 24%로 낮아졌다. 미국의 PFE(제한대상외국기업) 분류 기준인 '중국 지분 25% 미만'을 준수하기 위한 취지다.

제련 기업들도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힘을 준다. 고려아연의 자회사 켐코는 2027년 울산 온산공단에 연간 4만2600톤 황산니켈 생산 능력을 갖춘 '올인원 니켈제련소'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 만든 고순도 황산니켈을 KPC 등 전구체 양산 기업에 공급한다는 게 고려아연의 전략이다. LS그룹은 울산과 새만금을 연결하는 '황산니켈-전구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로 중국의 벽을 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진다. LG화학은 전구체 공정을 생략할 수 있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개발했으며, 포스코퓨처엠은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 흑연 등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들"이라며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해 확보한 원료 역시 탈중국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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