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엔비디아 대상 매출만 17조3551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14일 SK하이닉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SK하이닉스는 단일 외부 고객(전체 매출액의 10%를 넘는 고객)으로부터 약 17조35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연결기준 64조3200억원)의 27%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고객 매출이 6조95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약 2.9배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해당 매출처를 엔비디아로 본다. SK하이닉스가 'D램 3사'(삼성전자, 마이크론) 중 엔비디아에 HBM3E 12단 물량을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영향으로 올해 3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미국 매출은 45조18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조3059억원보다 65.5% 급증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인공지능) 칩 '블랙웰 GB300' 등에 HBM3E 12단이 핵심 부품으로 탑재되면서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대상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블랙웰 GB300 칩 하나에는 HBM3E 12단 8개가 장착된다.
내년에도 매출 확대는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 내년 HBM 공급계약을 확정했다. 2023년부터 이어진 'HBM 솔드아웃(매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가격은 기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마케팅담당(부사장)은 지난달 말 3분기 실적발표 경영설명회에서 "HBM은 2027년에도 수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HBM 수요는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HBM은 중장기적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는 반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부사장)도 "공급 측면에서는 HBM 생산 확대를 위해 더 많은 클린룸 공간을 확보하더라도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