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하이닉스 부사장 "메모리 기술 변곡점, AI 협업 생태계로 돌파"

최지은 기자
2026.02.11 14:49

공정 난이도 급등 속 구조 혁신·신소재 개발·데이터 협력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성훈 SK하이닉스 R&D 공정담당 부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메모리 기술의 전환점'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성훈 SK하이닉스 R&D(연구개발) 공정 담당 부사장은 11일 "제때 좋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의 관건"이라며 AI(인공지능)와 결합한 반도체 협업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6'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힌 뒤 "현재 메모리 업계에서 D램은 10㎚(나노미터)급 초미세 공정에 진입했고 낸드는 초고적층 경쟁으로 인해 기술 난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 전반이 기술적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개발 주기를 유지하기 위해 '테크 플랫폼(Tech Platform)' 전략을 도입했다. 단일 제품 중심 개발에서 벗어나 여러 세대 제품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공정 모듈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부사장은 "협력사와 활발히 진행 상황을 공유하면서 현재 사용 중인 소재와 장비의 한계가 무엇인지 논의하는데 집중했다"며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사들과의 로드맵이 일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맞이할 기술 변곡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구조와 소재 측면에서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D램은 VG(버티컬 게이트) 구조를 넘어 셀을 수직으로 쌓는 3D(차원) D램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낸드는 이미 3D 구조를 적용했지만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채널 길이가 길어지면서 전류 특성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이 같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질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공정 난이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AI 기반의 R&D 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인력에 의존하는 기존 R&D 방식으로는 공정 단계 증가에 따른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사장은 "사람이 찾은 차세대 반도체에 적용할 신소재 후보 물질은 2년간 약 200개"며 "AI를 적용하면 신소재 후보 물질 탐색에 걸리는 시간을 약 400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기에 공정 레시피를 개발하는데 드는 실험 횟수도 1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했다. 이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데이터 공유와 관련해서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AI 반도체가 기술 변곡점에 진입한 지금 생태계 협력 차원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 공유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존 협업 체계와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며 미래 반도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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