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제조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수장을 바꾼다. 새로운 리더십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인 '아틀라스' 양산준비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11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나믹스 CEO(최고경영자)가 오는 27일부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출신의 플레이터 CEO는 지난 30여년간 로봇업계에서 활약한 전문가다. 2019년 보스턴다이나믹스 CEO로 취임했고 회사는 이듬해 현대차그룹에 인수됐다. 아틀라스를 비롯해 4족보행로봇 '스팟', 물류로봇 '스트레치' 등 회사 대표제품의 성공적인 데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플레이터 CEO는 본인의 의지에 의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양산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앞둔 만큼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임을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아만다 맥마스터가 임시로 CEO를 맡는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이사회는 차기 CEO 선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플레티어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30년이 넘는 기간에 세계 최고의 팀과 함께 세계 최고의 로봇을 만드는데 삶을 바쳐왔다"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이 회사가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의 리더십팀은 강력하고, 유능하며, 하나로 뭉쳐 있다"며 "이들은 로봇을 대량생산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CEO는 다음 단계를 이끌 경험과 에너지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자사 SNS(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플레이터 CEO는 작은 R&D(연구·개발) 연구소였던 회사를 성공적인 기업으로 바꿨다"며 "지금의 회사는 모바일로보틱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라고 자부한다"고 치켜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AI(인공지능)·로보틱스·자율주행 분야 세계적 전문가인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 겸 보스턴다이나믹스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등 내부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아틀라스의 개발·고도화 단계를 넘어 양산과 공장 내 실전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같은 시기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도 부품분류를 위한 서열작업 등 안전성·품질효과가 검증된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 2030년부터는 부품조립까지 작업범위를 넓히는 등 단계적으로 생산현장 전반에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이 '휴머노이드로봇의 상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에 초점을 맞춰 차기 수장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작업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상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주목을 끈다.
한편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로봇기술 경쟁력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과시했다. 최근 유튜브채널에 아틀라스가 옆돌기와 백텀블링을 연속으로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 스팟이 영국 원자력시설해체당국 산하 공기업 '셀라필드'의 핵시설 해체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스팟은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구역에서 데이터 수집과 원격점검 등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