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말고 제주로 직행" 외국인 몰려오는데…국내 항공사 '울상', 왜?

"서울 말고 제주로 직행" 외국인 몰려오는데…국내 항공사 '울상', 왜?

임찬영 기자
2026.02.12 05:50
지난 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를 떠나려는 외국인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사진= 뉴시스
지난 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를 떠나려는 외국인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사진= 뉴시스

제주공항 국제선 여객수가 뚜렷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국내선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 한류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해외 여행객들의 관심이 서울을 넘어 제주로 확대된 영향이다.

1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302만9280명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제주공항 국제선 여객수는 코로나19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은 27만201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0.2% 급증했다.

제주공항의 국제선 여객수가 증가한 배경에는 이른바 K컬처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케이팝데몬헌터스'·'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한국 드라마와 K팝, 예능 프로그램 인기가 이어지면서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K컬처에 대한 수요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자연 경관과 이색 풍경을 찾기 위해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공항 직항 노선 확대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제주 출발 국제선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진에어(7,310원 ▼10 -0.14%)는 오는 4월 2일부터 제주~홍콩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1,518원 ▼22 -1.43%)도 제주~후쿠오카 직항 노선을 지난해 12월부터 주 4회(화·목·토·일) 운항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노선을 중심으로 직항 공급이 확대되면서 과거 인천을 경유해 제주로 이동하던 일부 수요가 제주 직항으로 전환되고 있다.

다만 이런 성장세에도 구조적인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기준 제주공항에서 직접 갈 수 있는 20개 지역 중 중화권 노선만 16개에 달한다. 특정 국가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외교 관계나 단체관광 정책 변화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여객 흐름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중화권 여행객 상당수가 자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향도 국내 항공사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아직까진 중화권을 중심으로 제주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중국과 대만 관광객들은 자국 출발 노선에서 현지 항공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난달 중화권 항공사의 제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18만2953명으로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제주공항 국제선 여객 증가가 곧바로 국내 항공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제주 국제선이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노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중거리 시장까지 수요 기반을 넓혀야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항공사들도 안정적으로 노선을 운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주도에 대한 수요가 중화권에 한정돼 있다 보니 국적사들이 수익성 차원에서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과 미국, 동남아 등에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국적사의 노선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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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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