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용인 클러스터 투자 탄력..글로벌 AI 메모리 생산기지 만든다

김남이, 최지은 기자
2026.02.25 19:31

(종합)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에 총 31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에 약 21조6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 기간은 2030년 12월 말까지다. 1기 팹 건설에 투입되는 총 투자 규모는 2024년 7월 발표한 시설투자비 약 9조4000억원을 더해 약 31조원에 이른다. 이번 투자는 1기 팹 골조 공사를 마무리하고 페이즈(Phase)2부터 페이즈6까지 총 5개 클린룸을 구축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이같은 신규 투자를 결정한 것은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예정된 투자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생산 기반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600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 415만㎡(약 126만평) 부지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생산 팹(약 60만평)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화 단지(14만평), 인프라 부지(12만평) 등으로 구성되는 대규모 산업단지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총 4기의 팹을 순차적으로 건설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에 착수했다. 클린룸 오픈 시점도 기존 2027년 5월에서 같은 해 2월로 앞당길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글로벌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생산 역량을 조기에 확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확대됐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전략기술 보유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의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4배까지 완화되면서 팹 내 클린룸 면적도 늘어났다.

1기 팹은 2개 동의 골조와 총 6개 클린룸으로 구성된다. 각 골조에는 3개층 구조의 클린룸이 들어선다. 이번 신규 투자 규모는 클린룸 확장과 설계 변경, 물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 산출됐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 도입 비용은 별도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1기 팹에서는 차세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생산하고, 향후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도 급등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에 충북 청주 M15X 팹을 가동할 예정이지만 장기적인 수요 대응을 위해서는 추가 클린룸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용인 클러스터 투자가 중장기 생산 공간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울러 클러스터 내 50여개 협력사와의 상생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TPD) 2026' 행사에서 "AI용 메모리는 공급 부족이 심각해 올해 부족분이 30%를 넘는다"며 "AI 인프라가 메모리 칩을 사실상 모두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CEO(최고경영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진 배경에 대해 최 회장은 "메모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인사하러 간 것"이라며 "현재는 고객사가 원하는 만큼 메모리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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