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자리 짊어졌던 쿠팡… 꺾인 성장, 투자 '중대변수'

유엄식 기자
2026.03.09 04:10

로켓배송 12년새 직원 36배↑ '비서울 근로자' 80% 넘어
유출 엎친데 새벽배송 규제 악재, 신규 물류센터 위축 우려

2021년 창원 진해구에 문을 연 쿠팡 풀필먼트센터 고용인원은 2500여명으로 상당수가 창원지역 거주자다. 당시 조선업 불황으로 진해구는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는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1457명을 채용해 그해 지역 신규고용의 75%를 책임졌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

쿠팡 물류센터는 인구감소로 위기를 겪는 지방에서 '일자리 허브'로 주목받는다. 신규투자로 구축한 물류시설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돼 '비서울' 일자리를 늘리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쿠팡은 그동안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방 지역에만 6조원 이상을 투자해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2024년 발표한 3조원 추가투자 로드맵도 약속대로 이행 중이다.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직후 정치권으로부터 "사회공헌이 없고 이익만 챙긴다"고 비판받았지만 지방 일자리 확충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업인 셈이다.

이미 투자를 마치고 운영 중인 광주 풀필먼트센터에서만 2000명을 신규채용했고 남대전(1300명) 천안(500명) 칠곡 서브허브(500명) 등도 지역인재를 집중채용했다. 2024년 착공한 부산(3000명) 이천(1500명) 김천(500명) 울산(400명) 물류센터와 지난해 첫삽을 뜬 제천(500명) 물류센터에서도 신규채용이 예정돼 있다. 2027년까지 추가투자로 구축한 지역 물류센터에서 순증하는 직고용 인원만 1만명이다.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 2500여명이던 쿠팡 직원은 올해 1월 기준 9만명을 넘어 36배가량 늘어났다. 이 가운데 비서울지역 근로자 비중은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쿠팡에 따르면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방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2030대 청년 직고용 인력비중은 50%를 넘었다. 특히 전라도 광주1 물류센터는 직고용 전체 인력의 약 70%가 2030대 청년 근로자다. 쿠팡은 그동안 전주대, 군산대 등 지방의 여러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정규직 채용을 늘려왔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 점이 지속적인 투자의 중대변수로 떠올랐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00만달러(11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활성고객 수는 2460만명으로 3분기보다 10만명 줄었다. 유료회원 수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1분기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성장률을 지난해 4분기 성장률(12%)보다 낮은 5~10%로 전망했다. 매출성장세가 꺾이면 신규 물류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추진 중인 새벽배송 택배기사 근로시간 제한(일 8시간, 주 46~50시간) 움직임도 쿠팡의 후속 물류·고용분야 투자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성장세가 정보유출 사태로 다소 주춤해졌고 정보유출에 따른 과징금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쿠팡이 지방투자를 더욱 늘리려면 실적반등은 물론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당면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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