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사인 남긴 '그록3' 왜 삼성 파운드리서 만드나

최지은 기자, 김남이 기자
2026.03.17 15:40

삼성전자-그록 2023년부터 파운드리 협업…엔비디아 등판으로 물량 확대 가능성도 커져

엔비디아 '그록(Groq) 3'/그래픽=이지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그록3(Groq3)' AI(인공지능) 칩 생산을 맡으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록과 2023년부터 파운드리 협업 체계를 이어왔다. 그록이 '추론'에 특화된 AI 칩 LPU( Language Processing Unit)의 설계를 맡고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12월 그록과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엔비디아-그록-삼성전자'로 연결되는 3중 협력 구도가 한층 더 공고해졌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그록을 인수한 후에도 삼성전자와의 기존 파운드리 협력 구도를 유지한 것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취재진에게 "(엔비디아가 그록을 인수하기 전인) 2023년부터 우리와 그록은 서로 인게이지(연계)돼 있었다"며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이 직접 설계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4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한 사장은 "엔비디아와 그록이 협력하게 되면서 다른 파운드리를 쓰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칩 성능을 평가한 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 것 같다"며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은 (기술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나단 로스 그록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6월 미국 삼성반도체 US캠퍼스에서 개최된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5' 기조 연설에 나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AI 칩이 그록과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프로토타입(시제품)이 아니라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엔비디아는 그록과 삼성전자가 설계·생산한 '그록3 LPU'를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할 전망이다. 구글 'TPU(텐서처리장치)'나 아마존 '트레이니엄' 등 경쟁사가 추론에 특화된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역시 추론용 AI 칩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학습과 연산에 강점을 지닌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그록의 협력이 'AI 메모리 큰 손' 엔비디아로 확대되면서 물량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GTC 현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그록 LPU 4나노 웨이퍼에 'Groq Super FAST(최고로 빠른 그록)'이라며 친필 사인을 남긴 뒤 파트너십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그록이 그간 진행해온 개발 협력이 제품 출시 단계로 가시화된 상황"이라며 "엔비디아 플랫폼과 결합되면서 해당 칩의 사용처와 수요도 보다 명확해져 물량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젠슨 황 엔디비아 CEO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 황 CEO,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제품은 왼쪽부터 삼성전자 HBM4 코어다이 웨이퍼와 그록(Groq) LPU 파운드리 4나노 웨이퍼. 각 웨이퍼에는 'AMAZING HBM4'와 'Groq Super FAST'라는 젠슨 황 CEO의 친필 서명이 적혀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6.03.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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