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쇼크'에 LG화학 여수2공장 가동 중단…'연쇄 셧다운' 우려

최경민 기자
2026.03.23 14:25
[여수=뉴시스] 여수 국가산단 야경. (사진 = 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 사태가 4주차로 접어들면서 주요 석유화학 공장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나프타 수급 불확실성이 증폭된다면 '도미노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프타는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기본원료로 쓰이면서 '쌀' 격으로 불리는 소재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규모가 더 크고 연계 다운스트림 품목 수가 많은 1공장을 최대한 오래 가동하면서 2공장은 당분간 폐쇄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그간 LG화학은 여수에서 NCC 1공장(120만톤), 2공장(80만톤)을 운영해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석유화학업계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쟁 이후 국내에 수입되는 나프타의 54%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남은 나프타 물량은 약 2주치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지자 LG화학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화학 대기업들이 잇따라 고객사들을 상대로 제품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가항력' 가능성을 통보하고 있다. 실제로 각 화학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기존 80~90%에서 50~60%로 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공장 정기보수를 앞당기며 원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버티기 운영'에 나섰다.

여기에 LG화학은 일부 시설의 '셧다운' 카드까지 검토 중이다. 이달에도 이란 사태가 지속된다면 다른 화학사 공장들까지 가동 중단을 연쇄적으로 선언할 수 있다. NCC가 멈출 경우 에틸렌 등을 원료로 쓰는 다운스트림 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고무 등 산업 필수재들의 생산 능력 역시 타격을 받게 된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정부도 나프타를 경제 안보 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고, 이르면 이번 주 중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공장의 연쇄 셧다운이 진행되면 산업 전체에 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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