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유전자 치료제 대부분이 AAV(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를 사용하지만, 타깃 부위 외에 다른 조직으로도 흘러가 고용량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부작용 우려가 있고 약가도 수십억 원에 달하죠."
이문수 글루진테라퓨틱스 대표는 현재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한계를 이렇게 짚었다. 글루진테라퓨틱스는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원하는 세포에만 전달되는 AAV 벡터를 설계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이 대표는 과거 코스닥 상장사 이노테라피를 운영하던 시절, 장재형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현 글루진테라퓨틱스 CTO)와 공동 연구를 하며 AAV 캡시드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했다. 이후 유전자 치료제 상업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판단하고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원하는 세포로만 정밀 전달되는 AAV 변이체 설계 기술이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생산성까지 확보되면 현재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유전자 치료제 약가를 낮춰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사의 플랫폼은 △ATLAS △AIMING △GRADE, 세 가지로 구성된다. 'ATLAS'는 정밀 타기팅(targeting) 전달체 설계 기술이다. 이 대표는 "장재형 CTO의 진화 설계 기술과 20년 이상의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10억 개 수준의 벡터 변이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타깃 세포와 적응증에 맞는 AAV 벡터를 설계한다"고 했다.
'AIMING'은 AI(인공지능)와 머신러닝으로 AAV 벡터의 표적 지향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GRADE'는 GMP(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기준에 부합하는 제조 공정 최적화 기술이다. 이 대표는 "AAV의 낮은 생산성과 품질 관리의 어려움이 상업화 단계의 큰 허들"이라며 "리액터 수준의 부유 배양 공정 기술을 내재화하고 품질 관리 시스템도 갖췄다"고 말했다.
회사의 사업 모델은 벡터 비즈니스와 치료제 개발, 두 축으로 나뉜다. 벡터 비즈니스는 파트너가 원하는 타깃 세포에 맞춰 정밀 유도 AAV 벡터를 영장류에서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최종 벡터를 라이선싱 아웃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타깃은 망막 분야다. 이 대표는 "망막의 깊은 세포층까지 확산되는 신규 벡터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며 "현재 영장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파트너와 공동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신경근육계 벡터를 연구하고 있다. 고용량 치료제가 필요한 질병이기 때문에 저용량 타기팅 벡터가 필수적인 시장이라는 판단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치료제 개발은 자체 개발과 공동 개발로 진행한다. 그는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으로는 중앙대 약대에서 폐동맥고혈압 치료 유전자를 도입한 'GGT-100'을 개발 중"이라며 "영장류 타기팅 검증 연구를 진행하고 네이처 자매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최근 알지노믹스와 RNA 치료제 공동 개발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바이오사와 비공개 협력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비임상 연구 수준의 생산성을 확보하고 공정 전문성과 품질 관리, 생산 원가 경쟁력을 내재화했다"며 "공동 개발 파트너를 대상으로 소규모 CMO(위탁 생산)와 품질 분석 서비스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