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이끈 20대 신차 구매 'V자 반등'..'수입차=독일차' 공식 깨졌다

강주헌 기자
2026.04.07 17:30
국내 자동차 시장 연령별 신차등록 대수 현황/그래픽=임종철

지난해까지 높아진 차량 가격 부담에 고금리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감소해온 20대 연령층의 신차 구매 실적이 반등했다.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면서 젊은 소비층을 대거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신차등록 대수는 2만356대로 전년 동기(1만5006대) 대비 35.7% 늘었다. 지난달에만 지난해 3월보다 56.1% 급증했다. 영업용·관용을 제외한 1분기 자가용 차량 판매는 0.1% 감소했지만 20대 차량 구매는 오히려 증가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30대와 40대 신차 등록 대수는 각각 3.2%와 3.7%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동안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공유문화가 확산되면서 젊은층의 신차 구매는 감소해왔는데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지난해 20대의 승용 신차등록 대수는 전체의 5.6%인 6만1962대로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8.8%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고 같은 기간 30대도 25.9%에서 19%로 줄었다.

20대의 신차 구매 증가 배경엔 '테슬라 효과'가 있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신차등록 대수는 2만970대로 전년 동기(4823대) 대비 334.8%나 급증했다. 단숨에 수입 승용차 브랜드 가운데 1위로 올라섰다. 특히 '모델Y'의 경우 1분기에만 1만5325대가 팔리며 수입차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벤츠 E클래스(6834대)를 크게 앞서는 판매량이다. 테슬라 '모델3'도 4550대가 판매되며 4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비교적 저렴해진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데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원하는 젊은층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저렴해진 모델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모델3 가격을 최대 940만원, 모델Y를 315만원 내린 것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수입차=독일차'라는 전통적인 공식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깨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연령대별 신차 구매 현황을 보면 2030세대의 수입차 선택 비율은 21.5%로 6070세대(11.3%)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높았다. 수입차를 구매한 2030세대 중 테슬라를 선택한 비율은 38.2%로, BMW(23.8%)와 벤츠(12.6%)보다 높았다. 4050세대는 세 브랜드를 고루 선택했고 6070세대에서는 벤츠(28.3%)를 선택한 소비자가 가장 많았다.

젊은층의 테슬라 선호 현상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연결됐다. 1분기 연료별 등록 현황에서 전기차는 8만3529대로 전년 동기(3만3482대) 대비 149.5%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같은 기간 3.4% 늘어난 등록대수(10만9167대)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휘발유차(-12.4%)와 경유(-49.1%)는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구매 시 가성비와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중시하는 2030세대에게 테슬라의 가격 조정이 강력한 구매 유인으로 작용하며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젊은 층의 '드림카'였으나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며 테슬라가 그 틈을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입 전기차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대중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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