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생산능력이 곧 영업익..삼성 '최대 실적' 비결은?

김남이 기자
2026.04.08 05:50

글로벌 1위의 D램 생산능력, 영업이익과 직결…차이 많큼 영업이익 차이 발생

올해 1분기 글로벌 메모리 3사 생산능력 비교/그래픽=이지혜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가격 상승을 넘어선 '생산능력 우위'가 자리 잡고 있다. 메모리를 만들면 팔리는 수급 상황이 이어지면서 생산량 자체가 실적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68만장으로 글로벌 메모리 제조 3사 가운데 약 45%를 차지한다. 2위인 SK하이닉스보다는 28.3%, 3위인 마이크론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은 57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뒷받침했다. 업계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약 53조원을 담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1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약 50배나 급증한 셈이다.

일단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달말 기준 PC용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16GB 제품의 평균 계약거래가격은 31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배 상승했다. 구형인 DDR4 가격 역시 약 12배 오르며 전반적인 메모리 가격이 크게 높아졌다. D램의 이익률이 80%에 달할 정도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제한된 공급 여건에서 비롯됐다. 메모리업계는 2022년 이후 업황 둔화에 대응해 보수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했고, 그 결과 클린룸 면적 등 물리적 생산 인프라 증가가 사실상 멈춘 상태였다.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생산능력 증가 속도는 제한적이다. 옴디아는 올해 4분기 메모리 3사의 총 생산능력이 월 159만장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봤다. 현재 대비 5.3% 증가에 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의미 있는 증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AI(인공지능)가 생성형에서 추론형으로 진화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증가한 것 이상으로 필요한 메모리의 용량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에서 이얄 프니니 삼성전자 수석은 "메모리 용량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가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연산 속도에 성능이 크게 좌우됐다면 추론형 AI에서는 데이터 얼마나 빠르게 많이 옮길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복잡한 추론을 할 때 대화의 '맥락(context)'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AI는 맥락을 'KV 캐시'라는 형태로 저장한다.

AI가 수행해야 할 단계가 많아질수록 KV캐시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이전에 했던 작업을 다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결국 AI 시스템 전반에서 요구되는 메모리 용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AI의 변화는 메모리 전반의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플래시까지 필요한 용량이 늘고 있다. 동시에 D램을 여러 장 쌓는 형태인 HBM의 생산능력 확대는 기존 D램 생산 여력을 일부 흡수하면서 공급 제약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빅테크 기업간 메모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3~5년 장기 계약과 선급금을 통한 물량 선점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HBM의 경우 이미 내년 물량까지 대부분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재 시장에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최근 마이크론 영업이익(24조3000억원) 대비 약 2.4배 높은데 양사의 생산능력 격차(2.3배)와 비슷하다. 생산능력이 곧 영업이익으로 반영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메모리 생산능력이 실적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며 "생산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평택캠퍼스 5공장(P5)의 완공 시점을 앞당기는 등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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