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에서 단위가격 표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소비자들은 가격비교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부 플랫폼에서 이미 제공되던 기능이 제도도입을 계기로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체감변화는 크지 않지만 활용도는 높아졌다는 평가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쿠팡 등 연매출 10조원 이상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단위가격 표시가 의무시행됐다. 대상품목은 라면과 즉석밥·김치 등 가공식품 76개와 세제·치약 등 일용잡화 35개, 삼겹살 등 신선식품을 포함한 총 114개 생활필수품이다.
단위가격 표시제는 상품가격을 일정기준으로 환산해 보여주는 제도다. 100g이나 100㎖ 또는 1개 단위로 가격을 환산해 표시한다. 소비자는 용량이나 구성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에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90g에 1200원인 과자는 100g당 1333원으로 환산된다. 30g짜리 4개 묶음상품은 120g 기준으로 2400원이지만 100g당 2000원으로 표시된다. 총액 기준으로는 차이가 크지 않지만 단위가격 기준에서는 상대적인 가격수준이 달라진다.
소비자 반응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가격비교 시 참고할 기준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묶음상품이나 대용량 제품을 고를 때 실질적인 가격을 따져보기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일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서 유사기능을 제공해온 만큼 새로운 변화로 느껴지기보다는 적용범위가 넓어졌다는 인식에 가깝다.
플랫폼사업자들도 제도 시행에 맞춰 시스템을 정비한다. 쿠팡은 기존 로켓배송 상품 중심으로 운영하던 단위가격 표시를 오픈마켓 판매자까지 확대했다. 판매자 전용 사이트 '윙'을 통해 산업통상부 지침을 안내했다. 마켓플레이스와 로켓그로스 판매자는 상품의 용량과 중량, 수량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쿠팡은 판매자 편의를 위해 단위가격이 자동으로 계산되도록 기능을 반영했다.
네이버는 가격비교 서비스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단위가격 표시를 우선 적용했다. 일부 서비스에는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의무 대상이 아닌 컬리는 네이버와 함께 운영하는 컬리N마트가 포함되면서 상반기 내 단위가격 표시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자체 플랫폼 내에서도 해당 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시점을 검토한다.
의무적용 대상이 아닌 플랫폼들도 자율적으로 제도에 동참하고 있다. G마켓과 SSG닷컴, 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 SSG닷컴은 2014년 통합 앱(애플리케이션) 출범 당시부터 이마트 상품을 중심으로 단위가격 표시를 도입하고 관련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2019년부터 단위가격 표시를 도입한 11번가는 동일상품을 묶은 카탈로그 기준으로 단위가격을 자동계산하는 기능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단위가격 노출을 강화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단위가격 표시확대는 가격비교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총액이나 할인율 중심에서 실질가격 기준 경쟁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플랫폼에서만 제공되던 기능이 제도화하면서 가격비교 기준이 맞춰지는 측면이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간 가격을 보다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