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인공지능 전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속도입니다.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확산해야 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글로벌 AI(인공지능) 기업들과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며 AX와 피지컬 AI 중심의 사업전략 구체화에 나섰다. 앞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강조한 '속도 중심 실행' 기조에 따라 그룹 미래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7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최근 LG의 AI 사업화 구상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AI 소프트웨어 분야 톱티어 기업인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최고경영자)와 로봇지능 개발기업 스킬드AI의 디팍 파탁·아비나브 굽타 공동창업자를 잇따라 만났다.
구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카프 CEO와 주요 경영진을 만나 온톨로지(Ontology)와 AI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통한 혁신사례를 논의했다. 온톨로지는 기업 내 분산·파편화한 데이터를 단순히 통합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팔란티어는 글로벌 주요 기업과 협력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 통합역량에 AI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 기술을 결합해 제조·금융·물류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AX 성과를 창출한다. 특히 구 회장은 팔란티어의 제조·산업분야 성과에 주목하고 벤치마킹 요소와 협업 가능성을 집중 점검했다.
디팍 파탁·아비나브 굽타 공동창업자를 만난 자리에서는 스킬드AI의 지능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시연을 참관하고 피지컬 AI 생태계가 산업현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 회장은 스킬드AI의 성장전략과 로봇지능 기술을 살펴보며 LG의 로봇사업과 제조현장에서의 피지컬 AI 구현방향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킬드AI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RFM·Robotic Foundation Model)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LG는 자율주행 로봇을 기반으로 서빙·배송·가이드 등 접객산업과 운반·적재 등 물류센터에 로봇기술을 적용한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를 활용한 홈로봇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LG CNS는 스킬드AI와 국내 최초로 전략적 협력계약을 하고 지분투자를 했다. LG CNS는 스킬드AI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산업용 AI 휴머노이드 로봇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LG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미래투자 전략도 들여다봤다. 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CEO(부사장)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을 만나 "AI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선제적 투자로 그룹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만들 수 있는 전진기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8억9000억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한다. 그간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캐나다·이스라엘 등의 90여개 스타트업과 펀드에 누적기준 약 4조200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2019년에 1500만달러(약 225억원) 규모를 투자한 미국 항암치료제 개발사 아셀렉스 지분을 전략적으로 매각해 7년 만에 7배 수준인 1억1000만달러(약 1660억원)를 회수하는 등 선제적 투자성과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