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승계, 양도인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허남이 기자
2026.04.10 17:59

재건축 실무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구역 내에서 조합설립인가가 이루어진 다음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조합원 자격 승계가 제한된다는 점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이수희 대표 변호사/사진제공= 법무법인 차율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제2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조합설립인가 이후 해당 부동산을 양수한 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예외적으로, 양도인이 1세대 1주택자로서 일정한 보유기간 및 거주기간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그 양수인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예외 규정이 '양수인'이 아니라 '양도인'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누구로부터 취득했는지가 조합원 지위의 귀속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늘 현실은 법이 정하는 것 보다 복잡하기 마련이라, 하나의 부동산을 각각 다른 양도인으로부터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조합원 지위 승계를 판단할 것인지에 관하여 여러 논의가 있었다.

최근 대법원은 2025. 8. 14. 선고 2022다228230 판결을 통해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사안은 이렇다. 하나의 부동산이 두 명의 전 소유자 A, B로부터 각 1/2 지분씩 1인에게 이전되었는데, A는 위 예외 요건을 충족하여 조합원 지위승계가 가능했던 반면, B는 그렇지 않았다. 즉 한 개의 부동산이 A의 관점에서 보면 조합원 지위승계가 가능한 물건인 반면, B의 관점에서 보면 승계가 불가능한 사안이다.

이와 같은 경우 조합원 자격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관하여, 실무에서는 부동산 전체를 하나로 보아 일체로 판단하려는 경향과, 취득 경로에 따라 나누어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대립해 왔다. 대법원은 명확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였다. 즉, 동일한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각 지분의 취득 경로가 서로 다르고, 그에 따라 구 도시정비법상 예외 요건 충족 여부가 달라지는 이상, 조합원 자격 역시 지분별로 나누어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판단의 핵심은 '조합원 지위는 물건에 부착된 단일한 지위가 아니라, 취득 원인에 따라 분리 가능한 권리'라는 점에 있다. 특히 구 도시정비법 제39조 제2항 단서가 양도인의 사정을 기준으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 지분은 그 전 소유자의 법적 지위와 함께 개별적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결국 동일한 매수인이 동일한 부동산을 한번에 취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서로 다른 법적 성질의 지분을 하나로 묶어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의 국토교통부 유권해석과 배치되는 부분이어서 실무적인 파장이 상당하다. (물론 위 대법원 판결 전부터 이미 서울중앙지법 등 하급심은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와 동일하게 판시해 왔으나, 국토교통부는 전혀 다른 유권해석을 내놓아 현장에 혼란을 야기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유권해석을 변경한 바, 관련한 실무적 논쟁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조합원 지위를 양수하고자 하는 당사자는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글 법무법인 차율 이수희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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