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올랐는데 석유 최고가 동결…정유업계 "국제유가와 괴리"

유가 올랐는데 석유 최고가 동결…정유업계 "국제유가와 괴리"

김도균 기자
2026.04.10 16:43

정부, 10일부터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실시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3차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10일 인천 계양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정부는 이날 자정부터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의 3차 최고가격을 적용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도 민생 안정을 고려해 2차 최고가격 수준으로 동결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3차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10일 인천 계양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정부는 이날 자정부터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의 3차 최고가격을 적용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도 민생 안정을 고려해 2차 최고가격 수준으로 동결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을 2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정유업계에서는 실제 국제 유가 흐름과 괴리된 조치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유사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약속한 손실 보전 방안도 더 구체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부터 2주간 정유사 공급가격에 적용될 3차 최고가격을 2차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유종별로는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최근 국제 유가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제도 도입 당시 전쟁 이전 기준 가격에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의 14일 변동률을 반영하겠다고 밝혔고, 이후에는 최근 2주 평균 변동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조정했다. 이 같은 산정 방식이 단기 급변동에 영향을 받으면서 실제 시장 흐름과 괴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변동률로 산정하다 보니 미국과 이란의 휴전 선언 이후 국제유가가 당일 급락한 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2차와 3차 사이 유가는 오히려 올랐는데 3차 최고가격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1차 최고가격 시행일인 3월 13일부터 2차 시행 직전인 26일까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평균 가격은 배럴당 약 94달러였다. 하지만 2차와 3차 사이 기간에는 평균 104달러로 상승했다.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이는 국제 유가도 업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로 한때 급락했던 유가는 이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여파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8일 배럴당 94.75달러에서 9일 95.92달러로, WTI 역시 같은 기간 94.41달러에서 97.87달러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는 오르는데 상방이 막혀 있어 손실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특히 경유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차 최고가격 적용 이후 국내 경유 가격 상승률은 약 8% 수준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경유 가격은 15% 이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는 물류·운송 등 산업과 직결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고가격제가 국제 유가와 괴리를 보이면서 정부의 보상 방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2조6000억원을 편성했지만 구체적인 집행 방식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추경안에 반영된 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손실 보전 위원회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현재 편성된 재원만으로는 손실 보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