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복수국간 핵심광물 통상협정'에 대해 미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의 저가공세를 막기 위한 핵심광물 가격하한제(최저가격제) 등이 도입되면 원가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미국에 생산거점을 둔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지난달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USTR는 올해 초 핵심광물 최저가격 설정과 관세 및 수입규제 등을 골자로 한 복수국간 핵심광물 통상협정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국내 기업들은 핵심광물이 일정 가격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가격하한제가 배터리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그간 리튬과 니켈, 코발트, 흑연 등 핵심광물 가격이 내리면 배터리 원가를 낮춰 마진을 확보했지만 가격하한제로 이런 조정의 여지가 제한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또 가격하한제를 시행할 경우 참여국을 대상으로 배터리소재·부품·장비 등에 적용되는 관세를 철폐해달라고 USTR에 제안했다. 가격하한제가 배터리 제조 및 투입비용을 시장가격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세액공제나 보조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연했다. 아울러 특정국의 핵심광물 수입을 제한하면 대체 수급처 발굴을 위한 전환기간을 충분히 제공해달라고도 했다.
SK온 측은 이번 의견서에서 "시장상황과 미국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배터리업체 등 다운스트림(후공정) 산업의 현실적인 필요를 반영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일률적인 규제는 핵심광물 수요기업들에 상당한 부담과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