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복 관세' 반대 의견 제출…"美생산비용만 높일 뿐"

강주헌 기자
2026.04.20 17:01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정부의 '슈퍼 301조' 관세 검토와 관련해 기존 품목관세(232조)와 중복 적용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관련 당국에 전달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이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생산 여부를 조사 중으로 기업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드루 퍼거슨 정부대외협력 부사장 명의의 의견서를 통해 "제232조 조치 대상 품목에 제301조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미국 내 생산비용만 높일 뿐"이라며 "미국 현지 생산능력, 고용, 공급망 회복력을 전혀 증가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생산 기반과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오는 2028년까지 총 260억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3년간 약 1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는게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개별 관세보다 '누적 효과'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232조 적용 대상인 부품이나 설비에 301조 관세가 추가될 경우 미국 내 생산 비용만 상승시키고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나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대규모·장기 투자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통상 환경을 전제로 한다"며 "복수의 무역조치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생산비용과 투자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명시했다.USTR의 이번 조사 배경인 과잉생산에 대해서는 "한국의 자동차 생산은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민간기업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국가가 지속적으로 개입해 과잉생산을 유발하는 구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32조와 301조간 '관세 중첩 금지' 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무역조치가 적용되는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책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에 대한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무역 조치가 미국 내 제조업 투자 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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