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 해군 무인수상정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 기업 안두릴과 협력해 연내 울산조선소에서 자율운항 수상정을 건조하고 시범 운항에 나선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현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자율운항 수상정 시제품 1호를 건조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10월 진수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테스트까지 마친다는 목표다. 무인수상정은 인명 피해를 줄이면서도 저비용으로 대량 운용이 가능해 차세대 해군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집 운용과 AI 기반 자율작전이 가능해 기존 함정 전술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HD현대는 안두릴과 '함정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했다. HD현대가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에 안두릴의 자율 임무 수행 체계를 탑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MOA 체결 이후 그간 양사는 생산, 데이터 수집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해왔다. 최근 안두릴은 모의 선박을 이용해 자율 운항 해상 시험을 매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사가 건조하는 자율운항 수상정은 단순 항해 보조부터 기관 자동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AI 솔루션이 적용될 예정이다.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항해 솔루션도 탑재된다. 아비커스는 약 500척 이상의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향후 자율운항 수상정은 미국 현지 조선소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ECO)에서 양산될 전망이다. ECO는 미국 내 5개 상선 건조 야드를 보유한 조선 그룹사로 현재 해양 지원 선박 300척을 직접 건조해 운용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ECO와 상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선 미국 해군 함정을 국내 기업이 공동 개발하고 시범운항까지 추진한단 점에 주목한다. HD현대 관계자는 "민감한 해군 함정 기술을 맡겼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를 확보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두릴 주요 경영진은 내달 초 방한할 예정이다. 지난해 방한 당시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GRC) 등을 찾은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방한에서도 안두릴 측이 HD현대 주요 시설을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선 회장과의 회동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최대 규모 해양 방산 전시회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AS 2026)'에 처음으로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전시관에서는 미국 해군의 차세대 해양 방위 전략을 뒷받침할 파트너로서의 함정 건조 역량과 첨단 무인 체계 기술력을 선보였다.
한편 한화디펜스 미국 법인도 현지 자율항행 전문기업 마그넷 디펜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군이 사용할 무인수상정을 공동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미 국방부(전쟁부)에 납품할 38m 크기의 중형 무인수상정 'H38'을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해군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수상정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