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공급망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 강화와 현지 생산 확대 기조가 맞물리면서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한 국내 기업들이 대체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내 전력 수요 증가로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북미 시장 내 존재감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정용 태양광 설치 기업인 선런(Sunrun) 등 현지 바이어들은 최근 승인 대상 모듈 목록에서 중국계 기업을 제외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이달 중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에 따른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7월 개시한 이 조사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그 파생제품의 수입 제한 필요성을 검토하는 절차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 가동을 계기로 잉곳·웨이퍼부터 셀, 모듈에 이르는 전 공정을 연결한 3.3GW(기가와트) 규모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생산 제품에 지급되는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폴리실리콘 생산 체제를 구축한 OCI홀딩스 역시 미국 태양광 공급망에서 존재감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시행될 경우 중국산 폴리실리콘에 ㎏당 10달러 수준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5~6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 시장 반입 가격은 ㎏당 15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게 된다. 반면 OCI홀딩스의 생산원가는 ㎏당 12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OCI홀딩스는 미국 내 약 7GW 규모의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자산 파이프라인까지 확보하며 현지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로 보면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연계한 태양광 설비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6년 미국 신규 발전설비 가운데 태양광 비중은 5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75억 달러에서 연평균 6.3% 성장해 2035년에는 82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공급망을 겨냥한 규제를 강화할수록 비중국 공급망을 확보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북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