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엔비디아와 칩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DRAM(디램)과 과학, 로보틱스 등 AI(인공지능) 팩토리 분야에서도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같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이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GTC 타이베이'를 계기로 특별히 마련한 행사에서 나온 이 발언은, 황 CEO가 한국 기업들을 얼마나 각별히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엔비디아가 자사의 피지컬 AI용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 플랫폼을 활용해 로보틱스 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두산로보틱스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상상력과 창의성, 그리고 야망이 매우 위대한 제조업 국가"라고 치켜세운 뒤 "좋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을 간다"며 방한 일정을 공식화했다. 황 CEO는 5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오는 8~9일쯤까지 국내에서 각종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IT(정보기술) 전시회 '컴퓨텍스 2026'에서 만났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다시 조우할게 유력하다. 황 CEO가 5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할 '삼겹살 회동'에 최 회장이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3월에도 미국에서 연달아 만났던 두 사람이 이달 들어서도 만남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최 회장이 "일종의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할 정도여서, 양사간 파트너십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컴퓨텍스 2026' 에서 황 CEO는 SK하이닉스 측이 준비한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실물 웨이퍼에 'Please Make More(더 만들어 달라)'는 문구와 함께 직접 사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삼겹살 회동'에 참석한다면, 황 CEO와는 5개월만에 만나게 된다. 지난해 10월 방한했던 황 CEO는 정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깐부치킨 회동'을 연출했다. 황 CEO와 정 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재차 만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황 CEO는 이번 방한 기간에 현대차그룹 본사를 찾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황 CEO는 LG그룹과의 접점도 넓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삼겹살 회동'에 합류하면서다. 여기에 황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에서 홈로봇인 '클로이드'를 공개하는 등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로봇 사업에 동참 중이다. 젠슨 황의 장녀 매디슨 황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지난 4월 LG트윈타워를 찾아 류재철 LG전자 CEO 등과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산그룹 역시 엔비디아와 동맹을 강화한다. 황 CEO는 오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 간 프로야구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다. 여기에 시타자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배트를 든다. 황 CEO는 엔비디아 창립연도(1993년)를 의미하는 93번을, 박 회장은 두산 창립연도(1896년)를 의미하는 96번을 유니폼에 새기고 야구장을 찾는다. 두산 전자BG가 생산하는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의 원활한 공급, 로보틱스 협력 등이 황 CEO의 관심사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