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소상공인 지불여력 한계…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필요"

임찬영 기자
2026.06.04 16:44
(류기정 사용자위원과 류기섭 근로자위원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에 참석하여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 뉴스1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취약한 지불여력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종의 양호한 실적과 주식시장 호조만으로 전체 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총괄전무는 4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일부 업종의 양호한 실적과 주식시장의 열풍에도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매우 어렵고 힘들다"고 밝혔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연합회 조사 결과를 인용해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이 지난해 월평균 영업이익 200만원 미만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 40시간 기준 최저임금 월 환산액인 약 2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 상황도 근거로 제시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사업자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개인사업자는 지난해 말 16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던 2021년 말 5만487명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류 전무는 "이러한 수치는 상당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근로자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보호라도 받는 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줄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그 부담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업주들이 자본금을 투자하고도 더 오랜 시간 일하거나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메우고 가족의 도움까지 받아 버티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취약한 지불여력과 어려운 경영 여건이 최저임금 심의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급제 임금 근로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적용 여부도 논의됐다. 류 전무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라고 밝혔다.

그는 논의 대상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먼저 판단돼야 하지만 이는 최저임금위원회가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도급제 임금을 받는 근로자라 하더라도 계약조건과 일하는 방식, 근로시간, 업무강도 등이 개별 근로자마다 달라 별도 단위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류 전무는 "사용자위원들은 업종별 구분적용을 통해 어려움이 있는 소상공인들이나 영세 중소사업자들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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