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여행한 후 다시 방문하고 싶어하는 이른바 '부산병'(釜山病) 현상이 중화권 여행객 사이에서 확산하면서 유통업계가 부산 특수를 누리고 있다. 12~13일 방탄소년단(BTS) 부산공연을 기점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최대치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경쟁도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동부산점의 외국인 매출도 각각 125%, 150% 늘었다.
편의점업계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를 체감한다. GS25는 1~5월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관광지 인근 매장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외국인 결제수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9% 증가했다.
K뷰티 분야도 마찬가지다. CJ올리브영의 1~5월 부산지역 관광지 인근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특히 중화권 고객 매출은 약 80% 늘어나 전체 증가율을 웃돌았다.
패션업계도 부산 특수를 누린다. 무신사 스탠다드 서면점의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04% 늘며 전체 매출 증가율(24%)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매출성장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해당 매장을 찾은 외국인 구매고객 가운데 대만 고객 비중은 45%로 가장 높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서울 명동과 강남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쇼핑 수요가 최근에는 부산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라며 "해운대와 광안리, 서면, 전포동 등 관광과 쇼핑, 식음료(F&B) 콘텐츠가 결합된 상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유입이 늘면서 부산에 훈풍이 분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 홍콩, 중국 등 중화권 관광객 사이에서 부산은 서울보다 더 뜨거운 인기 관광지다. 1분기에 역대 최대규모인 외국인 100만명 이상이 부산을 찾았고 외국인 지출액은 4월까지 전년 대비 50% 가깝게 늘었다. 수도권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로컬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부산을 그리워하는 병이란 뜻의 '부산병'이란 말이 중화권에서 유행처럼 퍼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이 소비품목을 주도하기도 한다. 일례로 해운대 GS25 매장에서는 '요즘그릭요거트' 매출이 전년 대비 17배 증가했고 바나나우유 매출은 51%, 감동란 매출은 102.5% 늘었다. K푸드와 K편의점 문화가 해외 관광객들의 새로운 체험 콘텐츠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 특수를 누리기 위한 기업들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경쟁도 뜨겁다. CJ올리브영은 이달 말까지 글로벌 고객에 인기가 높은 스킨케어를 5만원 이상 구입하면 타포린백을 증정한다. 또 '광안리 배쓰밤' '해운대 편백 클린 스프레이' 등 특화상품을 만들고 1만5000원 이상 구입하면 파우치를 준다. 무신사는 서면점을 외국인 특화매장으로 운영하고 △택스 리펀 △무인 환전기 설치 △캐리어 보관 △다국어 안내방송 등을 서비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화권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부산 유통시장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