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AI 전환)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경영진과 구성원의 신속한 실행을 당부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지난 11~13일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포럼은 'AI(인공지능)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AX의 첫 단계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먼저"라며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면서 실시간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면서 '1인 1 에이전트'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줄 정말로 '우리의 일'을 도와주는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 역시 에이전트를 하나가 아니라 수도 없이 만들어서 각 회사의 경영진, 구성원들과 함께 소통에 나설 것"이라며 "수십개의 회장 아바타들이 각 회사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AX의 본질을 '운영개선(O/I)'으로 정의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며 "AX는 우리의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인 만큼 AX 기반의 O/I를 통해 기본기와 실행력을 탄탄히 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 산업을 전망하며 SK그룹의 경쟁력도 함께 진단했다.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산업 중심으로 AI 시대가 개화했다면 조만간 전 세계적인 AI 컴퓨팅 파워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데이터센터·통신망 등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향후엔 지능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산업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전기화(Electrification) 능력을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의 사업영역들은 AI 시대를 열어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영진을 향해서는 강한 위기의식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 전속력으로 전방위적인 AX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맞이한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2019년부터 이천포럼에서 AI를 주요 어젠다로 삼아 혁신을 강조해왔다. 최고경영진부터 실무자까지 SK그룹이 AI/DT(디지털 전환) 등 혁신기술을 핵심 동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3일 동안 AI 단일 주제를 가지고 집중 토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 경영진은 이번 포럼에서 과거 에너지가 증기기관에서 전기로 전환될 때처럼 사업 과정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AX는 작게 시작하더라도 먼저 실행해 빠르게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포럼에서는 AI를 활용한 가상 패널 에이전트들도 주목받았다. '스카이'로 명명된 AI 에이전트가 경영진의 논의 내용을 실시간 요약 발표했고, 패널토의에는 컨설턴트, 임원, 50대 구성원으로 구성된 AI 패널이 현업 구성원들과 실시간으로 함께 참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과 전사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실행 의지가 한데 모여 그룹의 AX 방향성을 정립한 뜻깊은 자리"라며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경영진과 구성원이 함께 AI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