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31% 최저임금 미만…경총 "최저임금, 업종 구분해야"

이정우 기자
2026.06.14 12:00

숙박·음식점업 최저임금 미만율 31.6%…전업종 평균의 2.5배

2025년 주요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그래픽=김다나

내년 적용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경영계가 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성을 재차 제기했다. 최저임금이 장기간 물가와 명목임금보다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업종별 지불여력과 노동생산성 격차가 커져 일률 적용 방식의 수용성이 떨어졌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의 필요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1865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25년 1만30원으로 437.8% 인상됐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77.4%)의 5.7배, 명목임금 상승률(174.7%)의 2.5배에 달한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업종별 수용성 차이가 뚜렷해졌다고 봤다. 특히 △최저임금 미만율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등 주요 지표에서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업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 격차도 컸다.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은 제조업 3.7%, 금융·보험업 6.1%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숙박·음식점업은 31.6%에 달했다.

경총은 이 같은 높은 최저임금 미만율이 단순한 법 위반 문제가 아니라 현행 최저임금이 일부 업종의 지불능력과 괴리돼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이 현장에서 지켜지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제도 자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업종별 구분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종별 지불여력과 노동생산성을 보여주는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숙박·음식점업이 2845만원으로 제조업 1억6669만원의 17.1%, 금융·보험업 1억7561만원의 16.2%에 그쳤다.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더라도 업종별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높아질수록 저임금 근로자 보호 효과는 커질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일자리 감소와 고용 축소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2001년 38.9%에서 2025년 62.2%로 상승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첫해를 제외하면 모든 업종에 단일 최저임금이 적용돼 왔다. 올해 적용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장에 대해 시간급 1만320원으로 고시됐다.

경총은 해외 주요국이 업종, 지역, 연령, 숙련도 등 다양한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해 제도 수용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1개국은 업종, 연령, 지역, 숙련도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 최저임금의 수용성을 제고해왔다. 스위스는 농업과 화훼업에 대해 일반 최저임금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설정하고 있고 미국 일부 주(2개주)는 연방 최저임금보다 낮은 주 최저임금을 운영하고 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업종별로 지불여력과 생산성이 크게 다른 상황에서 모든 업종에 같은 최저임금을 일률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방식"이라며 "현 수준의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뚜렷한 업종에 대해서는 구분 적용을 통해 제도의 현장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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