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가전·IT(정보통신기술) 전시회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가 올해 AI(인공지능)과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전시 영역을 확대한다. 특히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한 차별화 전략과 함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런웨이 등 새로운 전시 경험을 선보이며 관람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전시회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열린 IFA에는 49개국 19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140개국에서 22만여명이 방문했다.
라이프 린드너 IFA 매니지먼트 CEO(최고경영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IFA가 MWC·CES와 차별화된 요소는 B2B와 B2C를 한곳에 모은다는 점"이라며 "참여기업이 소비자를 직접 만나고,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IFA는 독창성을 갖는다"고 밝혔다.
올해 IFA는 오는 9월 4~8일 열린다. AI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차세대 스마트홈 기술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된다. 특히 베를린의 상징적 건축물인 ICC(국제회의센터) 베를린의 경우 행사 기간 중 특별 개방되고,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린드너 CEO는 "다른 가전·IT 전시회는 예고편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면 IFA는 실제 영화의 본편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소개한 뒤 "제품을 보고 직접 구매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면서 "가전 분야 매출의 32%가 마지막 분기에 발생하는데 IFA가 소비를 촉발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전·IT 전시회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른 로보틱스도 주요 볼거리다. 린드너 CEO는 "새로운 전시 형식으로 모델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이 런웨이를 하는 '로봇 온 더 런웨이'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20여개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여할 계획으로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IFA는 유통·리테일·라이프스타일·마케팅·게이밍·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타깃 관람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4년 전 평균 관람객의 연령이 50세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38세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IFA의 핵심 참가국 중 하나다. 린드너 CEO는 "한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 시장 중 하나"라며 "AI 가전과 커넥티드 디바이스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 리빙 기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브랜드는 글로벌 소비자 테크의 미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IFA의 역할은 이러한 혁신 기술이 글로벌 관람객, 리테일러, 파트너와 연결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혁신 분야에서 최상위의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린드너 CEO는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으로 2019년까지 15년 이상 삼성전자 독일법인에서 근무했다.
다만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기업의 추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린드너 CEO는 "중국 기업도 최근 혁신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등은 미래의 도전 과제에 대응할 준비가 다 돼 있다"며 "소비자에게 경쟁사의 혁신 제품이 아니라 왜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야 하는지에 대해 마케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