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승부수 던졌다…'AI 데이터센터' 공격 앞으로

김지현 기자
2026.06.20 08:00

효성그룹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그룹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력기기를 중심으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열린 효성-STT GDC의 AI 데이터센터 'STT Seoul 1' 개관식에 조현준 효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중공업
AI 데이터센터 사업 공식화..신사업 모델 구축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전력기기 기술과 건설 역량 IT 노하우를 결집해 AI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과 전력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과 SST GDC의 합작법인 효성-STT GDC는 지난 1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클라우드·AI 수요에 대응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STT 서울 1' 개관식을 열고 데이터센터 사업을 공식화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STT GDC는 아시아와 유럽 12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다. 약 2.4GW(기가와트) 규모의 IT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STT 서울 1은 30㎿(메가와트)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다양한 클라우드 및 AI 구축 수요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고도화되는 고밀도 워크로드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전력 확보가 어려운 서울 도심에서 30㎿ 규모의 IT 용량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안과 안정성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했다.

AI 기반 서비스 확산과 글로벌 데이터 수요 증가로 고성능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그룹 핵심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액화플랜트, 수소충전소 등 그동안 쌓아온 건설 역량을 토대로 AI 데이터센터 특화 기술 및 시공 노하우도 체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초고압변압기·차단기 美 풀 생산 라인업 갖춰

이미 AI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과 전력 효율성 확보의 핵심으로 꼽히는 초고압 변압기·차단기는 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난 14일엔 미국에 초고압차단기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자회사 효성 HICO와 북미 에너지 인프라 솔루션 기업 콴타의 자회사 GCB가 'HYOSUNG HICO BREAKER, LLC'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로 내달까지 절차를 마무리한다.

양사는 오는 10월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소재한 콴타의 캐논스버스 공장에서 72.5kV(킬로볼트)부터 800kV까지 초고압차단기 생산에 돌입한다. 이로써 국내 전력기기 업체 중 최초로 글로벌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에 변압기와 차단기 생산능력을 모두 갖추게 됐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에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변압기 약 100대를 생산하는 게 가능하다. 공장 인수부터 현재 진행 중인 증설까지 총 3억 달러가 투입됐으며 현재 진행 중인 증설이 완료되면 미국 내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증설 후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50%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765kv(킬로볼트) 변압기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게 가능해진다.

미국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공장(HICO)의 모습 /사진=최경민
조현준 회장 'AI 데이터센터 사업 특명'

효성그룹의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의 중심엔 조 회장이 있다. 직접 2017년 데이터센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래 사업으로 데이터센터를 검토했고, STT GDC와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합작법인 설립 역시 조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현지에서 콴타의 주요 경영진과 만나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미국·유럽·일본·인도 등 10여개 국가, 20여곳의 글로벌 핵심 현장을 직접 찾았다. 특히 글로벌 전력·에너지 산업의 향방을 가를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은 효성의 전략 방향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 조 회장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등과 만나 에너지·AI·IT 산업의 구조 변화와 협력 가능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조 회장은 "효성은 글로벌 전력기기 빅4 수준의 기술력과 건설 시공 역량, 그리고 30년 가까이 축적된 IT 운영 경험을 모두 갖춘 기업"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효성의 핵심 역량이 총집결된 결정체로서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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