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이혼과 부동산 시가, '지피지기'가 경제적 홀로서기를 결정한다 2

허남이 기자
2026.07.02 17:19

'부동산 시가 파악'이 최우선인 이유

인터넷 커뮤니티나 주변을 보면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동산 가격이 불장(상승기)일 때 이혼하라"거나 "하락기까지 기다렸다 이혼하라"는 식의 조언이 떠돌곤 한다. 분할 대상인 부동산의 가치가 어느 시점에 평가되느냐에 따라 나의 몫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박효정 감정평가사 행정사/사진제공=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현실적으로 이혼을 결심했거나 직면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송을 거는 것도,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부부가 보유한 부동산의 정확한 '진짜 시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KB시세나 포털사이트의 매물 호가, 혹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만 믿고 전략을 짠다.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다세대, 상가, 토지 등은 정형화된 시세를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파트조차도 층, 향, 조망권, 리모델링 여부에 따라 법원에서 인정되는 가액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부동산의 정확한 가치를 모른 채 막연한 감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합의에 나서는 것은, 상대방이 패를 모두 읽고 있는 포커판에 눈을 감고 베팅하는 것과 다름없다.

소송이든 협의든, '정확한 시가'가 곧 무기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했다. 재산분할 대상인 부동산의 정확한 가치를 먼저 알아야 그다음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협의이혼을 원하는 경우라면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부동산 가치 기준이 있어야 서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신속하게 합의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시가를 둘러싼 막연한 의구심은 합의를 결렬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혼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경우라면 소송 전 미리 법원감정 전문가를 통해 대략적인 감정가액 범위를 예측해 두어야 승소 가능성을 높이고, 내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 규모나 지분 비율을 계산해 실익 있는 소송 전략을 짤 수 있다. 또는 소송 중에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이나 화해를 도모할 수도 있다.

이혼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안정적으로 지탱해 주는 것은 결국 경제적 독립이다. 그렇다면 정당한 내 몫은 제대로 챙겨내야 한다.

지금 이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 감정에 휩쓸리기 전에 냉정하게 분할대상인 '부동산의 시가' 및 '예상 감정가액'부터 명확히 짚어보자. 그것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사람이 챙겨야 할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무기다. /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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