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에 1800조 쓰는 빅테크…'삼전닉스 메모리' 잡아라

김남이 기자
2026.07.23 17:00

내년 주요 CSP 설비투자 규모 1조달러 넘어설 것으로 전망..."AI 시장, 이제 초기 단계"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규모 전망/그래픽=윤선정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내년 설비투자 규모가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확보전도 치열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23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발표와 모건스탠리의 전망을 종합하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스페이스X 등 주요 글로벌 CSP(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의 총 설비투자 규모는 7940억달러(약 116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공급 과잉 우려 등이 제기됐지만 주요 CSP는 오히려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컴퓨팅 인프라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도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총 300억달러를 투입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카멜리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AI 시장은) 아직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며 "잠재력이 매우 크고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높은 투자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는 AI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더 늘릴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CSP 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내년 1조2300억달러(약 1807조원)로 올해보다 약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CSP의 채권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호재다. 메모리 수요 증가와 가격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AI 서버의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버 한 대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루빈'에는 1대당 HBM4 288GB(기가바이트), 엔트로픽이 도입할 AMD의 GPU 'MI455X'는 HBM4 432GB가 탑재될 예정이다.

메모리 탑재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올해 CSP들의 설비투자 가운데 AI 메모리 관련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범용 D램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1일 DDR5 16GB 현물가격은 50.1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배 상승했다.

CSP와 AI칩 개발사들은 안정적인 메모리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3~5년짜리 장기공급계약(LTA)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후속 계약일수록 공급가격을 인상하기 쉬운 구조여서 메모리 제조사에 유리한 조건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부담에도 CSP와 AI칩 개발사들이 메모리 구매를 늘리는 것은 AI 서비스에서 메모리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추론형 AI에서는 GPU 연산 성능보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이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에서) AI 쪽에서 쓰는 게 절반 이상이기 때문에 전체 수요가 50~6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는 정도"라면서 "내년은 훨씬 더 (수요와 공급에) 갭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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