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CXMT가 인정하는 삼전닉스와 격차 들여다보니

김아영 기자, 박종진 기자, 김남이 기자, 최지은 기자
2026.08.04 17:20

[MT리포트]'반도체 홍위병' CXMT 쇼크③

[편집자주] 중국 정부의 '레드테크'를 등에 업고 기존 산업의 문법을 파괴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시도하는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과거 홍위병을 연상하게 할 정도다. CXMT로 상징되는 오늘날 중국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초격차' 유지를 위한 K반도체의 과제도 살펴봤다.
CXMT 기술 격차 현황 및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그래픽=최헌정

중국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업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권과의 기술 격차를 공식 인정했다. 범용 D램 분야에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양산 경쟁력과 공정 미세화 측면에서는 넘어야 할 벽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CXMT는 상장에 앞서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비교했을 때 기술 축적, 생산 능력, 제품 구조 최적화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시장에서도 격차는 확인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9%로 선두를 지켰다. SK하이닉스(26%)와 마이크론(25%)이 뒤를 이었고, CXMT는 7%에 그쳤다.

CXMT가 최근 발표한 제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일부 주력 제품과 표기 성능은 근접하지만, 공정 세대에서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세대(1c) 공정으로 D램을 양산하는 반면 CXMT의 주력 공정은 10나노급 3세대(1z) 단계로 알려졌다. D램 공정이 1x·1y·1z·1a·1b·1c 순으로 미세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CXM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3단계 뒤처져 있는 셈이다. 이 격차는 같은 용량의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칩 개수와 전력 효율, 생산 원가 경쟁력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AI(인공지능) 메모리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도 마찬가지다. CXMT는 HBM3(4세대)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6세대) 양산과 차세대 제품(HBM4E·7세대) 샘플 공급에 들어갔다. HBM은 단순 D램 생산을 넘어 적층, TSV(실리콘관통전극), 발열 제어, 수율 안정화와 고객사 인증까지 요구되는 고난도 분야다. CXMT는 대규모 공급 경험과 고객 인증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도 변수로 꼽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EUV(극자외선) 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은 자체 장비 생태계 구축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 아이성나전자기술그룹은 액침식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생산에 착수해 올해 약 5대, 내년 약 20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양산 성능은 검증이 필요하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 장비는 네덜란드 노광장비업체인 ASML이 2008년쯤 선보인 수준으로 최신 장비 대비 정밀도와 생산성이 낮아 수율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중국 반도체 업체는 DUV 멀티패터닝(구형 장비를 여러 번 돌리는 공정)으로 EUV 제한을 우회하고 있다. 해당 방식은 노광과 식각을 반복해 첨단 장비 접근 통제를 피할 수 있지만 공정 단계가 늘어 비용과 수율 부담이 크다. 업계에서는 CXMT가 쓰는 SAQP(자기정합형 4중 패터닝) 적용 시 칩 면적이 국내 업체보다 40~50%가량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퍼당 생산 가능한 칩 수가 줄어 원가 경쟁력에선 불리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장비 자립과 생산 확대에도 한국과 중국 메모리 기술 격차가 단기간에 좁혀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12나노 이하 공정과 수율 확보는 단기간에 따라올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공정 기술과 설계, 양산 노하우가 함께 축적돼야 하기 때문에 상당 기간 격차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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