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시대에 국가의 존망이 걸린 반도체 산업을 놓고 중국의 파괴적 추격전이 본격화되면서 그간 유례를 찾기 힘든 방식으로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상장 등 일련의 충격파로 '레드테크(중국의 국가 주도형 산업기술 체계)'에 세계가 새삼 주목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 문법을 뒤집는 중국 업체의 기술개발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XMT는 앞선 세대 제품의 이익을 기반으로 차세대 모델을 개발한다는 상식을 무시해왔다. D램의 경우 DDR(Double Data Rate·더블데이터레이트)4에서 수익이 나도 추격을 위해 DDR5로 주력을 옮겨가고, LPDDR5X(저전력 D램) 경쟁력도 떨어지는 판에 LPDDR6 양산 준비에 들어가는 식이다. 사실상 이윤을 포기하고 여러 세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 국유금융기관, 산업기금 등이 총체적으로 뒷받침해 기술추격에 필요한 비용과 실패 위험을 분담하면서 시간이 단축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