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채택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사의 원가부담이 기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 투자확대에 힘입어 GPU 제조사들이 원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HBM4 ASP(평균판매가격)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HBM4 핵심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 행진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푸본증권 산하 연구기관인 푸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GPU 제조에 투입되는 HBM4 비용이 기가바이트(GB)당 31~32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HBM3E(5세대)의 GB당 비용이 17~18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2배 뛰는 것이다. 해당 수치는 메모리반도체(이하 메모리) 제조사와의 계약가격이 아닌 GPU BOM(제조원가)에 반영되는 HBM 비용을 추정한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 외 GPU 제조사와 커스텀 ASIC(주문형 반도체) 제조사의 HBM4 비용도 GB당 35~36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HBM3E에서 HBM4로 세대전환이 이뤄지면서 GPU 제조사의 HBM 원가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를 중심으로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GPU 제조사들은 원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규모는 내년에 1조달러(약 1417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푸본리서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Rubin)의 대당 가격이 7만8000~8만달러 수준으로 오르며 75~80%의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GPU 제조사들이 HBM 비용 증가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모리제조사 입장에서는 HBM4 ASP가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여기에 제한적인 공급여건도 ASP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AMD와 구글 등이 HBM4를 탑재한 GPU와 ASIC 출시를 예고하면서 HBM4 수요처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IB(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내년 GPU와 ASIC에 탑재되는 HBM 수요가 비트그로스(Bit Growth) 기준 올해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BM4 핵심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세도 한층 빨라진다. 이같은 기대는 실적전망에도 반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합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전망치)는 657조5053억원이다. 2027년에는 941조8033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HBM4는 기존 HBM3E보다 가격은 높아지지만 AI 투자확대에 힘입어 고객사들의 수용여력도 커지고 있다"며 "메모리제조사들의 수익개선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