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가동률 10%p 벌린 기아…美 신공장선 '스포티지' 양산도

이정우 기자
2026.08.19 09:49

현대차·기아 가동률 격차 1.1%p→10.1%p
현대차 생산실적 6.7% 감소
HMGMA, 기아 스포티지 HEV로 빈자리 채운다

/그래픽=윤선정

지난해 상반기 1.1%포인트(p)에 불과했던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 격차가 올해 10.1%p로 벌어졌다. 현대차는 생산실적이 6.7% 줄면서 가동률이 96.0%에서 87.6%로 떨어진 반면 기아는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이 함께 증가해 가동률이 97.1%에서 97.7%로 상승했다.

19일 현대차와 기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아의 올해 상반기 생산능력은 152만500대에서 152만8000대로 7500대(0.5%) 증가했다. 생산실적도 147만6302대에서 149만2487대로 1만6185대(1.1%) 늘었다. 이에 공장별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을 합산해 산출한 가동률은 97.1%에서 97.7%로 0.6%p 상승했다.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의 차이도 4만4198대에서 3만5513대로 줄었다.

기아의 생산 증가세는 국내와 멕시코·인도공장이 이끌었다. 국내공장 생산량이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고 멕시코와 인도공장 생산량도 각각 8.4%, 7.1% 늘었다. 가동률은 국내공장이 103.5%, 인도공장이 94.5%, 멕시코공장이 87.6%를 기록했다.

슬로바키아공장은 예외였다. 생산능력이 18만1000대로 1.7% 늘었지만 생산실적은 14만9437대로 15.1% 감소했다. 지난해 단산된 씨드의 생산 감소분이 반영되면서 가동률도 98.8%에서 82.6%로 16.2%p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멕시코·인도공장의 생산 증가가 슬로바키아와 미국공장의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기아의 전체 가동률은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는 생산능력을 늘리고도 생산실적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생산능력은 209만8600대로 전년 동기보다 4만5300대(2.2%) 증가했지만 생산실적은 197만1255대에서 183만8476대로 13만2779대(6.7%) 줄었다. 가동률은 96.0%에서 87.6%로 8.4%p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1.1%p였던 현대차와 기아의 가동률 격차는 1년 만에 10.1%p로 커졌다.

현대차의 가동률 하락은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분모 효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올해 생산실적에 지난해 상반기 생산능력을 적용해도 가동률은 89.5%에 그친다. 생산능력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더라도 가동률이 6.5%p 떨어졌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9개 생산거점 중 7곳의 가동률이 하락했다. 인도공장은 95.7%에서 79.1%, 튀르키예공장은 102.7%에서 81.4%, 인도네시아공장은 53.9%에서 38.5%로 낮아졌다.

가동률이 72.6%에서 37.2%로 떨어진 HMGMA는 다른 생산거점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HMGMA는 2024년 말 양산을 시작한 신공장으로 아직 생산 차종과 물량을 확대하는 단계다. 반기보고서상 생산능력도 5만1400대로 현대차 전체 생산능력의 2.4%에 불과하다. HMGMA의 생산 감소가 현대차 전체 가동률을 끌어내린 영향은 약 0.9%p로, 전체 가동률 하락의 주된 원인은 아니다.

HMGMA는 당초 전기차 전용 생산거점으로 추진돼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지난해 9월 말 종료되면서 전기차 수요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당초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 혼류생산 기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HMGMA 생산라인에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투입됐다. HMGMA에서 생산되는 첫 기아 모델이자 첫 하이브리드차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기아는 미국 내 하이브리드 공급 여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56만9688대가 팔린 기아의 최다 판매 모델이다.

HMGMA는 현대차의 연결 종속회사여서 이곳에서 생산된 스포티지 물량은 현대차 반기보고서상 생산실적에 포함된다. 스포티지 생산 확대는 HMGMA와 현대차의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기아가 공시하는 자체 공장 가동률을 직접 높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체 글로벌 공장을 평균 97.7%까지 가동한 기아가 미국 내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의 신공장까지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아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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