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극재 '캐즘' 터널 끝 보인다..탈중국·ESS 타고 실적 반등

김도균 기자
2026.09.15 05:30
대구 엘앤에프플러스 내부 소성로의 모습. 소성로란 열처리로 화학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공정을 말한다./사진제공=엘앤에프

장기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양극재(이차전지 핵심소재) 업계가 탈중국 공급망 수요와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확대에 힘입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이 주도해온 LFP(리튬인산철) 시장까지 공략하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설 계획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유럽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양극재 사업의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극재 사업의 경우 최근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며 수익성이 약화돼왔으나 3분기 들어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이 양극재 사업의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하반기 출하량 증가가 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양극재 출하량이 상반기에는 합산 1만톤을 밑돌았지만 하반기에는 약 2만8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납품을 시작한 일본 토요타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화학은 2023년 10월 토요타와 2조8600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탈중국 공급망 기조에 따라 LG화학의 수주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을 조합한 전구체에 리튬을 섞어서 생산한다. LG화학은 토요타에 공급하는 양극재에 고려아연과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KPC)가 생산한 전구체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낮춘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비중국산(Non-China) 요건을 충족하고 토요타 역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LG화학만의 얘기는 아니다. 올해 2분기 기준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들도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도 탈중국 공급망 수요가 커진 데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양극재 가격은 주요 원재료인 리튬 가격에 연동되는 구조여서 리튬 가격 변동은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 양극재 업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온 LFP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북미 ESS 시장을 중심으로 LFP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이다. 우선 엘앤에프가 LFP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3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엘앤에프플러스는 이달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3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증설도 추진한다.

포스코퓨처엠도 지난달 대규모 LFP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LFP 양극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북미 ESS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계약으로 포스코퓨처엠은 내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톤 이상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LG화학은 LFP 양산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제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전기차 수요 회복에만 기대기보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과 ESS라는 새로운 수요처 확보를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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