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모듈 공법' 확대에 나선다. 공장에서 구조물과 설비를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줄이는 동시에 인력 부족에 대응한단 방침이다.
전대식 삼성물산 에너지솔루션사업부 원전기술팀장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의 'SMR 특별 세션'에서 "모듈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건설 기간 단축"이라며 "SMR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 20~30%가량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업비 부담이 커진다. 특히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검사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원전 건설 계획이 잇따르면서 숙련 인력 확보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전 팀장은 "원자력 관련 종사자의 연령은 높아지는 반면 수요는 급증해 인력 수급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세가지 모듈 공법을 검토 중이다. 우선 'SC(Steel Composite) 모듈'은 두 장의 강판 사이에 콘크리트를 채운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기존 콘크리트 공법에 필요한 거푸집 설치와 양생 등의 작업을 줄일 수 있다. '기기 복합 모듈(MEPI)'은 배관과 케이블, 기계설비 등을 공장에서 미리 조립·검사한 뒤 현장에서는 모듈 간 연결 작업만 한다. 벽체와 슬래브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접합하는 'PC(Precast Concrete) 모듈'도 적용 대상이다.
모듈 공법을 활용하면 건설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장 작업을 공장 제작으로 전환해 투입 인력을 줄이면서 균일한 환경에서 품질을 관리할 수 있어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작업과 설치·검사 과정의 시행착오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공사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 팀장은 모듈 공법을 실제 SMR 건설에 적용하려면 설계 단계부터 모듈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설계를 모두 마친 뒤 구조물을 나눠 모듈화해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 팀장은 "기본설계와 콘셉트 디자인 단계부터 모듈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공사와 시운전 조직 등 프로젝트 관계자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재작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 팀장은 모듈 공법 확대를 위해 공급망과 규제 측면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듈 공법에 맞춰 기자재 설계와 생산 방식을 바꾸려면 공급업체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발주 물량과 사업 전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새로운 SMR과 건설 공법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인허가 체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 팀장은 "SMR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적인 노력뿐 아니라 공급망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규제기관과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소통해 상용화를 앞당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