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신선식품팀장이 굴양식장에 드론 날린 사연은

엄성원 기자
2015.07.23 03:18

[피플]박영근 G마켓 신선식품팀장

박영근 G마켓 신선식품팀장/사진= G마켓

몇 해 전만 해도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은 꺼려지는 일이었다. 가족이 먹는 것 인 만큼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을 잘 알기에 G마켓의 박영근 신선식품팀장은 주부들을 대신해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산지를 직접 발로 뛴다. 통영 장어, 옥천 옥수수, 청도 복숭아 등 G마켓 신선식품 코너에서 최근 히트한 상품은 모두 박 팀장이 발로 찾아낸 작품이다. 좋은 상품을 찾기 위해서는 사무실에 앉아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박 팀장 생각이다.

G마켓 신선식품 담당자가 산지를 직접 찾아 상품 선정부터 재배, 포장, 배송의 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G마켓이 간다' 캠페인을 시작한 것은 2011년 8월, 박 팀장은 이때부터 줄곧 팀원들과 함께 발로 뛰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절반쯤은 농어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2013년 일입니다. 양파 재배 농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전남도청을 방문했는데 그 때가 바로 양파 값이 폭락했던 시기였죠. 농민들이 도청 앞에서 헐값에도 팔려나가지 않는 양파 더미를 쌓아놓고 황망해 하시는데 제가 다 울컥하더라고요. 그때 다짐했습니다. 가격에 집착하기보다 좋은 물건을 팔자고. 좋은 물건을 제값 받고 팔아드리는 게 결국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좋은 물건을 소비자들이 더 잘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드론을 날리고 항공촬영도 시도했다. "지난해 말에 통영 굴 양식장을 갔는데 드론으로 항공촬영을 하면 소비자들이 통영 바다의 청정함과 거기서 자란 굴의 신선함을 더 잘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작정 드론을 띄우고 항공 촬영을 시도했습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지 그때만 해도 드론 조종법도 제대로 몰랐는데…."

항공 촬영 덕인지 통영 굴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신선함이 생명인 굴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었을 텐데 판매 개시 하루만에 2만5000봉이 팔려나갔고 현지 어민들로부터 감사 인사가 쇄도했다. 한 어민이 보내준 통영 굴로 팀원들과 함께 조촐한 파티도 했다. "강남 초고층 빌딩에서 산지 직송 통영 굴을 까먹으니 기분이 새롭더라고요. 이런 게 이 일을 하는 보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박 팀장은 제주도 나영이네 귤 농장을 찾았을 때도 잊을 수 없다. 처음 나영이네 농장을 방문했을 당시 오픈마켓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자 대뜸 싼 물건 찾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온라인용 물건은 따로 있으니 백화점, 마트 나갈 물건 건들지 말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박 팀장은 농장주인 아저씨의 예상(?)을 깨고 백화점 물건을 선택했다. 끝내 미심쩍어하는 주인에게 제값 받고 팔아드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한 달 뒤 농장주인의 의심은 감사로 바뀌었다. 오픈마켓에서 그 가격에 팔릴지 몰랐는데, 제 가격 받아줘서 고맙다는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앞으로 언제든 농장을 찾아오라는 초대도 함께였다.

박 팀장은 제철 상품 위주인 신선식품 판매를 두부나 콩나물 등 매일 먹는 생필품형 식품으로 넓혀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소박해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부나 콩나물은 일주일에도 서 너 번은 밥상에 오르는 친근한 식재료로 다른 제품보다 품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물건 찾으러 전국을 뛸 겁니다. 전국 농어민 여러분, 제 얼굴 기억해두셨다가 좋은 물건 나오면 다른 사람 주지 마시고 저한테 주세요. 가격 깎지 않고 제값에 팔아드리겠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